지난 일요일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라는 드라마에서 속이 뻥 뚫리는 참으로 통쾌하고 멋진 장면이 연출되어 가슴이 다 후련해지는 시원함을 맛보았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교사 며느리는 하는 일마다 제대로 풀리지 않는 남편과 아들에 대한 과잉보호로 사사건건 맺힘이 있는 시어머니와의 일상을 사리에 맞게 명쾌하게 풀어나가고 있어 똑 소리 나는 며느리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도 시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다가 지하도에서 고등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몇 녀석들이 약한 친구에게 주먹질을 하며 금품을 갈취하는 학교 폭력의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시어머니는 혼비백산하여 저런 일에 관여했다간 낭패를 본다며 모른 채 하고 돌아가자고 며느리를 끌어당긴다. 하지만 우리의 용감한 교사 며느리는 학교 폭력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으로 용감하게 접근하여 호된 꾸지람으로 그들을 훈육한다. 드라마속의 현장이지만 가슴이 다 후련해졌다.

요즈음 학교 현장엔 교과지도를 제외한 1/2의 업무가 아마 학교 폭력에 대한 업무인 것 같다. 학교업무를 맡은 담당자의 경우엔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계획서를 학교교육과정보다 더 관심가지고 세워야 하고, 계획서에 따fms 실천을 해야하고, 또한 실천에 다른 보고에 시달리고 있다. 어디 그것뿐인가? 학교장, 교감, 담당자를 별도로 집합시켜 각각 그 위치에 맞게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철저히 하고 있다. 그래도 학교 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학교 폭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펼쳐지고 있다. 신체에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아니라도 정서나 감정 등 정신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언어폭력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놀람, 심한 욕설, 협박, 사이버폭력(악성댓글, 인터넷 아이디 도용)도 언어폭력에 속한다. 학생들은 이런 폭력은 예사로 생각하고 있다.

학교 폭력의 유행 중 가장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것이 신체적 폭력이다. 자신의 신체 일부를 사용하는 폭력과 물리적 도구를 이용하여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하는 폭력이 이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물품을 받거나 재산상의 불법한 이익을 취득하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이를 얻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금품갈취도 학생들 사이에 많이 일어나고 있다. 또한 한 학생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다른 학생들로부터 부정적인 행동을 당하는 집단따돌림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한 모습이다. 집단 따돌림은 대놓고 폭행하거나 구타, 위협하여 못살게 굴거나 놀리는 직접적인 따돌림과 집단으로부터 소외시키거나 배척하는 행위, 그리고 속닥거리거나 곁에 앉지 않으려는 간접 따돌림도 무서운 학교 폭력에 속한다.

어떤 일이든지 사건이 발생하면 그 진원지를 찾아보게 된다. 몇 년 사이에 급증한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 현장에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로 화살이 꼽힌다. 언어폭력도, 금품갈취도, 그리고 신체적 폭력 집단 따돌림도 모두 학교만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도 이런 일이 일어나면 마치 모두 우리의 잘못된 지도로 발생한 일인 것 같아서 고개를 들지 못할 만큼 가슴이 아프기만 하다.

어쩌면 좋단 말인가?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절대 학교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할 것이다. 개인, 학교, 가정, 사회 모두가 함께 손잡고 나가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학생들은 피해를 목격하면 내 일처럼 보호자나 담임교사 그리고 상담교사에게 알리려는 자세가 습관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본인도 학교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을 피하여 등하교 시에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으로 다니며, 혼자 다니지 말고 친구들이 함께 다니는 것이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피해학생이 마음 편안하게 도움 받을 수 있는 학교분위기를 조성하고, 피해학생의 말을 믿어주고 끝까지 지지해 주는 선생님과 친구가 되어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바로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관심에 있다. 현대인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모두가 바쁘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아무리 바빠도 자녀에게 만은 해야 할 일이 있다. 학교생활에 대해 따뜻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우리 아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하여도 우리 부모님은 나의 방패가 되어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고 자라는 학생들의 얼굴은 밝고 싱싱해 보인다. 이런 학생들은 선생님께 꾸중을 들어도 잘못도 인정할 줄 알고 스스로 반성도 할 줄 안다. 그러나 가정적으로 편안하지 못한 학생은 스스로 자신을 짓누르고 있는 그늘이 있다. 그래서 자기 잘못을 쉽게 수긍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사회에 대한 원망과 스스로가 만든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예방은 제일 먼저 내 자녀를 향한 관심과 사랑이며, 다음은 우리 모두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나오는 그 집 며느리처럼 못 본 채 말고 내 일처럼 달려가 울타리가 되어주고 잘못을 충고해 주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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