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법 바른인연(7)

불교가 무엇인지를 묻는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불교를 전문으로 공부하고 가르치고 수행하는 입장에서나, 불교를 믿고 생활하는 신도들이나, 이러한 질문에 한마디로 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로부터 훌륭한 조사스님들이나, 큰스님들께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명하였으나, 그 뜻이 심오하기 그지없고, 차원이 높아 알기 어렵고, 한마디로 불교(佛敎)를 알려주는 뜻이라고 하기에는 얼른 이해가 안 되는 점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나름대로 쉽게 설명해 보고자 한다.

불교란, 말의 뜻 그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이고, 오로지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해 성립된 종교(宗敎)이다. 따라서 ‘부처님을 교주(敎主)로 높이 받들고 믿는 종교’라고 할 것이다.
부처님이란 인도말인 ‘붓다(Buddha)’를 소리대로 옮겨서 붓다(부처)라 하고, 존칭인 ‘님’자를 붙인 말이다. 중국에서는 이를 음역하여 불타(佛陀)라 하고 줄여서 불(佛)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뜻은 깨달음(覺:각)이고, ‘깨친 사람’, ‘눈 뜬 사람’, ‘깨달으신 분’, ‘인격체를 완성하신 각자(覺者)’이다.

불교는 깨달음의 가르침이고, 깨달으신 분의 가르침이다. 그러므로 불교라는 말에는 깨달으신 분의 가르침과 함께 깨달음의 가르침이란 뜻이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가르침이라는 의미이다.
이렇게 부처님은 이미 깨닫고 나서 깨닫지 못한 우리들에게도 그 깨달음을 2600여년 전, 이 사바세계에 오셔서 보여주고 알려주어서 모두 깨달음을 얻도록 가르침을 펴신 분이다(自覺覺他:자각각타). 이러한 뜻을 합하여 우리는 불교를 깨달으신 부처님이 모든 이에게 깨달음을 얻도록 가르치는 종교라고 한다.

곧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든 중생이 당신과 똑같이 붓다가 되라는 가르침이요, 붓다가 되는 즉, 성불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면 부처님은 어떠한 깨달음을 얻으셨는가?
부처님은 경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최상의 깨달음이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證得)하셨다고 한다. 이 뜻은 ‘무상정등정각(無上正等正覺)’이라 번역하며, ‘더 이상 위없이 높고 바르고 원만하고 완전한 깨달음’을 얻으셨다는 말이다.

부처님이 깨친 깨달음은 조그마한 깨달음이 아니다. 흔히 우리들이 살아가는 동안에 느끼고 깨쳐가는 그러한 지혜들이 아니고, 우주와 인간의 근본진리를 하나도 부족됨이 없이 완전히 깨달으신 것이다.
그러한 완전한 깨달음을 모든 중생들에게 다 함께 얻을 수 있도록 그 길을 가르쳐주고, 그 길에 들어서서 누구든지 깨닫게 하여 주는 것이 불교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남겨진 그것이 교과서격인 경전이고, 그 가르침은 경전에 소상히 나와있다. 그러면, 부처님이 깨달으신 ‘완전한 깨달음’, ‘우주와 인간의 근본진리’는 무엇인가?
우리도 그 내용을 알게되어, 깨닫게 되면 곧 석가모니와 같이 대각자인 붓다를 이루게 된다. 그래서 바른 선지식과 경전을 가까이 하고, 바른 공부를 하는 것이다.

불교가 그렇게 깨달음의 종교라면, 불교에서는 무엇을 믿고 의지해야 하는가?
첫째는,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불교는 곧 부처님의 가르침이요, 부처님은 깨달으신 분이기 때문에 깨달음에 들기 위해서는 완전히 깨달으신 부처님을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불교란 있을 수 없다.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을 가지고 바른 공부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거룩한 부처님께 지심으로 귀의(歸依)합니다. 나무불(南無佛)’. 거룩하신 부처님께 목숨 바쳐 돌아가 의지하나이다. 지심귀명례(至心歸命禮)하고 귀의한다.

둘째는,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빋고 의지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주와 인간의 근본진리를 깨친 깨달음의 가르침이요. 부처가 되는 가르침이기에 그 가르침을 굳게 믿고 의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말해 철저히 법에 의지함을 강조한 것이다.(열반경)
참고로 요즈음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주, 철학, 부적, 삼재, 산신, 용왕 등 이러한 것들은 부처님께서 기본적으로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장아함경, 불설육자신주경, 사분율, 십송율)

항구불변하는 진리, 근본 법(法)에 의하여 인생의 근원을 밝히고, 참된 삶을 지닐 수 있기에 위대한 성인인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의지하며 그 가르침대로 행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거룩하신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나무법(南無法)’, ‘목숨바쳐 부처님 법(法)에 돌아가 의지하나이다’ 하고 귀의한다.

셋째는, 부처님의 법을 따르는 제자인 스님(僧)을 믿고 의지한다. 스님은 부처님을 믿고 부처님의 가르침인 경전(經典)에 따라 공부하고 실천해서 불법(佛法)을 널리 전하여 수없는 중생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분이다.
부처님의 제자인 스님들에 의하여 위대한 성인, 부처님을 제대로 알게 되고, 믿게 되며, 또한 깊고도 높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거룩하신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나무승(南無僧)’, ‘거룩하신 스님들께 몸과 마음을 다하여 돌아가 의지하나이다’하고 귀의한다.

이와 같이 거룩하신 부처님(佛)과 가르침(法)과 그리고 스님(僧)들께 돌아가 의지하는 삼귀의(三歸依)이다. 불교에서는 이 세가지가 세상에 더없는 귀중한 보배가 된다하여 삼보(三寶)라 하며, 삼보를 믿고 의지하는 것이다.
결국 불교란 부처님의 가르침이요, 부처님의 가르침은 곧 깨달은 분의 가르침이며, 깨닫게 하는 가르침이며, 깨달음의 종교라 하고, 깨달으신 부처님과 그 가르침인 진리와 가르침을 바르게 믿고 실천하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는 종교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형상으로 대불(大佛)을 모시고, 오늘날 밤새 불러가며, 바깥으로 쫓는 방생, 성지순례 등은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에 위배됨을 알아야 한다. 그러한 비용으로 병마에 시달리는 그들을 찾아 생명을 살리는 인간방생과 중생구제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혜능대사의 육조단경 반야품(六助壇經 般若品)에서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은 우리 인간을 위해 설하셨음을 밝히고 있지 않는가?

얼마전 큰 사찰의 일부 큰 스님들이 불.조사(佛.祖師)가 항상 경계하라고 한 술과 담배도 모자라, 억대 도박판과 풀코스 룸싸롱이라니, 또 그것을 놀이문화 운운하고 있으니, 이 길을 가는 납자로서 부끄럽기 그지 없다. 이럴때 이웃 종교지도자였던,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수환 추기경이 생각난다. 세상의 나눔의 벗으로 왔다가 가시면서도 장기기증을 통해 우리에게 새생명과 희망을 주신 분이다. 또 애마처럼 여기며 타셨던 경차와 명동성당 가까운 곳에서 몇천원짜리 국바을 즐기셨고, 통장의 잔고는 얼마나 되던가?

여기에 무슨 말이 필요한가? 아름다운 모습만 있을 뿐이다. 아름다운 그림자 따라 아름다운 말이 따를 뿐이다. 결코 말을 앞세우는 성직자는 되지 말아야 한다.
불기 2556년 ‘부처님 오신 날’에 부처님 오신 뜻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부처님의 가르침인 경전을 통해 바른 공부, 바른 수행으로 실천하는 불자가 되자.
‘경전(經典)이 있는 곳에 부처가 있기 때문이고, 경전을 공부하는 곳에 부처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金剛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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