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등장에 선수들은 반가워하면서도 서운한 티를 냈다.

“지역 언론의 관심이 다소 늦은 것 같습니다”

그럴 만 했다. ‘여성가족부장관기’는 지난달 20일경에 치러져 열흘이 지난 이달 초 보도자료를 통해 일제히 보도됐고, 지난 11월부터 13일까지 열린 ‘2012전국대축전’우승소식은 아직 어떤 언론사도 보도하지 않았다.
이번 주 금요일부터는 대통령기가 걸린 전국대회에 출전하는데 이 소식을 알 리 없는 시민들이 어떻게 응원해 줄 수 있을까.

사실 핑계를 대자면 지역 스포츠단체의 경기소식은 해당 단체가 신문사로 직접 알려주거나 생활체육회와 시 관련부서 등을 통해 보도자료를 전해주지 않으면 기자들도 알기가 어렵다. 결국 거제시가 가교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는 말인데 기대하기 힘들다.

거제시는 지역 스포츠팀에 유독 무관심하기로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시청에서 보내오는 보도자료만 봐도 알 수 있다. 면·동 단위로 열리는 각종 체육대회에는 시장을 비롯해 도·시의원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반면 전국대회, 하다못해 도대회에서 거제시 소속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은 한사코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다.

시의 무관심은 운영비 지원에 반영된다. 여성축구단은 사무실 임대료 등 월 100만원의 경비가 지출되는데 이중 거제시의 지원은 한 푼도 없다. 오래전 한 시의원은 “자기네들이 좋아서 하는 건데 지원이 필요 있나”라고 했단다.

선수들도 일말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서운하기 이를 데 없다. 축구단에 따르면 원정경기때마다 거제시 홍보 현수막을 자체경비로 준비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

우승까지 하면 홍보효과는 수십 배. 이번 강원도 태백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조선해양축제를 홍보하고 왔단다. 이 대회에서는 권민호 시장이 2박3일간 차량을 지원해 많은 경비를 아꼈다는 훈훈한 소식도 전해진다.

최근 전국대회서 우승한 리틀야구단의 경우도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어 본지에서 한차례 지적한 바 있다. (581호)

각종 체육대회서 연일 날아오는 승전보로 거제가 매우 뜨겁다. 리틀야구단의 드라마틱한 우승을 비롯해 생활체육회 게이트볼 연합회가 경남도대회서 종합우승을 거둬 노익장을 과시했다. 마라토너 심재덕 씨는 4월에만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달 초 ‘2012 경남 초중학생체육대회’에서 거제 스포츠 꿈나무들이 육상과 수영, 역도 등에서 금메달을 무더기로 캐냈다.

이들이 거둔 개인적 영광을 거제시가 떳떳하게 이용하기 위해선 적절한 지원과 대우가 필요해 보인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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