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법 제1행정부는 사단법인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가 거제시장을 상대로 낸 ‘동상 철거 명령 및 철거대집행 계고 처분 취소’ 소송에서 “거제시는 철거 명령과 동상 건립 승인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며 지난 10일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거제시는 동상의 설치로 시민의 화합과 통합, 법치국가의 원리, 행정의 법률 적합성 등 공익이 침해된다고 주장하지만 동상의 설치가 공익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거제시가 동상 건립을 승인해 사업회측이 동상 제막식까지 개최했다”며 “비록 승인 자체가 위법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신뢰한 사업회 측의 이익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호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업회는 지난해 5월27일 한국전쟁 당시 흥남 철수 과정에서 반대하는 미군을 설득, 피란민 10만여명을 승선시킨 공이 있다며 포로수용소공원 흥남철수작전기념탑 앞에 김백일 장군의 동상을 세웠다.

이후 항일독립군을 토벌한 간도특설대 주역으로 김백일 장군이 지목되면서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철거 주장이 일었다. 특히 문화재 영향검토 기준에 저촉돼 사실상 철거가 필요하다는 경남도의 판단이 나오면서 논란이 심화됐다.

거제시는 그제서야 문화재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사업회 측에 동상철거를 요구했고 행정대집행(강제철거)까지 통고했으나 사업회의 소송만 유발한 채 해를 넘겼고, 1심에서 패소해 체면을 구기게 됐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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