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의 서구화와 잘못된 배변습관으로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들 수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야채와 식이섬유만을 많이 섭취한다고 변비가 없어질까? 질문에 대한 답은 변비의 유형에 따라 그렇지 않은 사례가 더 많다는 것이다. 대개 야채와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하면 변비가 치료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변비를 일으키는 유형에 따라 치료 방법은 전혀 달라진다.

오늘은 변비의 유형을 알아내는 대표적인 검사로 다소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배변조영술’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하겠다.
배변조영술은 배변장애의 원인을 진단하는 방법으로 특히 출구폐쇄형의 변비환자(직장형 변비)에 대한 평가에 그 유용성이 있다고 잘 알려진 검사이다. 배변조영술의 경우 최근에는 배변의 생리·역학적 과정을 해부학적으로뿐 만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추적, 관찰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검사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배변조영술은 배변 시 항문-직장의 움직임과 직장의 변형 유무를 관찰할 수 있는 특수 X-선 촬영이다. 변이 나오는 상황에서 투시 카메라로 영상을 약 1분 정도 촬영하고 이상이 있는 부분은 캡쳐(정지화면) 사진을 찍는 검사다. 혹자는 변이 나오는 전 과정을 마치 영화처럼 찍는다 하여 ‘배변 영화 조영술’ 이라고도 불린다.

실제로 배변조영술 검사는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알 수 없는 직장(변을 저장하는 곳) 질환의 많은 정보들은 이 검사를 통해서 다양한 문제점들을 찾아 낼 수 있다. 특히 만성 변비에 의한 배변장애의 원인을 진단 할 때는 대장내시경검사 보다 먼저 받아 보아야 할 필수적인 검사라 할 수 있다.

배변조영술 검사 방법은 이렇다. 우선 인공대변(방사선 조영제 + 의료용젤 + 전분가루)을 팽만감이 느낄 때까지 (보통 400 cc 정도) 직장에 주입한 후 환자를 코모드(검사를 받기 위한 변기의 일종)에 앉히고 실제 변을 보는 상황을 연출 해서 변이 나오는 과정을 검사한다.

배변조영술 검사 중에 검사자는 환자에게 항문을 쪼았다가 변을 보라고 주문을 하게 된다. 이때 간혹 환자들이 수치심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촬영실 분위기와 검사자의 태도 등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검사를 시행 한다.

그럼 배변조영술 검사는 어떤 경우에 검사를 받아야 하나? 만성 변비 증상이 있는 경우, 평소 배변 곤란 증상으로 습관적으로 변비약 복용한 경험이 있거나 습관적인 관장 한 경험이 있는 경우, 평소 배변 곤란 증상 때문에 손가락으로 변을 파낸 경험이 있는 경우, 대변 후에도 변이 남아 있는 느낌이 드는 경우(잔변감),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 보았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직장 출혈 이나 항문 출혈, 만성 항문 소양증(항문 가려움증), 대변 시 묵직한 항문 통증이 있는 경우 등등 이다.

배변조영술로 확인할 수 있는 기능적, 구조적 이상의 판단 기준으로는 배변 시 항문-직장각도의 이상 유무, 골반 하강(회음부 하강)의 이상 정도, 배변 시 항문 열림의 이상 여부, 직장에서 항문으로 변이 배출되는 기능의 이상 유무 평가, S-결장류, 직장류, 직장중첩, 치골직장근 이완 부전, 변실금의 유무 등이 알려져 있다.

ㆍ약력
외과 전문의
대장항문외과 세부전문의
대장내시경 세부전문의
일본 다까노 항문병원 연수
프랑스 낭시 중앙대병원 연수
용종절제술 시행 19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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