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4년이 훌쩍 흘렀다. 다시 ‘금배지’를 가려 뽑을 때가 된 거다. 후보자등록 신청을 거쳐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가면 거제 전역이 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를 게 분명하다.

지난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 이어 이번에도 거제시 선거구는 첫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후보자들끼리 진검승부를 겨루게 됐다. 현역 국회의원이 당 공천 문턱에서 떨어지며 출마 의지를 접었고, 난립이 예상되던 무소속 주자도 단일후보로 정리된 것. 야권 또한 막판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면서 최종주자 한 명으로 좁혀졌다.

23일 오후 후보자등록 신청이 마감되면 정확한 선거 구도가 드러나겠지만, 새누리당 진성진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로는 처음으로 총선 무대에 나서는 진보신당 김한주 후보, 얼마 전 연대의 결실을 본 무소속 김한표 후보 등 세 사람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무주공산(無主空山)을 두고 여, 야, 무소속 대표주자가 벌이는 한 판 승부는 예측 불허의 혼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절대강자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딱히 약체랄 것도 없는 3강 구도여서다.

이들이 달고자 하는 금배지는 손톱만한 작은 크기에 불과하지만 따라붙는 특권은 실로 엄청나다. 국회의원이 되는 순간 200여 가지 ‘프리미엄’을 누린다. 세비로 불리는 연봉은 1억 원이 넘고, ‘혈세’로 운전사를 포함한 보좌진을 6명까지 채용할 수 있다.

또 KTX 등 국유 철도, 선박, 항공기를 대부분 ‘공짜’로 타고 다닌다. 배지를 떼면 65세부터 매달 120만 원의 지원금도 받는다. ‘권력의 단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자리인 셈이다.

이런 까닭에 ‘되기는 어렵지만 되고 나면 쉽게 버리기 싫은 직업’으로 꼽힌다. 저마다 참 되고, 바른 일꾼이라 자임하지만 유권자 눈으로 그 ‘진정성’을 일일이 솎아낸다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나 분명한 건 선량(選良)이 되려는 그들의 마음만은 사실이라는 거다.

갖은 감언이설(甘言利說)을 쏟아내도 속에 진심이 담겨있지 않으면 닿지 않는 법이다. 무릇 정치인의 신뢰는 정직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인에게 믿음이 생길 리 없다. ‘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은 행여 운 좋게 당선되더라도 그저 ‘봉급 도둑’에 그칠 게 뻔하다.

필자는 도덕성은 기본이고 ‘보편적 이성에서 나오는 보편적 이익에 봉사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진 ‘머슴’에게 한 표를 던질 작정이다. 금배지의 자격이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에 걸맞은 후보를 고르는 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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