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의 희망은 가능한 것인가?

우리는 지난해 희망을 보았다. 적어도 2011년 9월5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를 선언한 이후, 정확히 말해서 2011년 9월6일부터 2011년10월 26일까지 서울 대한민국전체가 감동의 물결로 휩싸였던,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혁명과도 같은 시기였다.

야권, 특히 진보 개혁진영을 이끌어왔던 주력세력과 리더들은 아이러니하게도 7, 80년 군사독재에 의해 배출되고 성장한 세력들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이들은 386, 486이라는 이름으로 학생운동의 리더로 하나 둘 정치권으로 진입하여 기득권을 형성한 이른바 민주화세대의 진보, 개혁, 민주적 리더그룹들이다.

그러나 25여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지난해 가을을 기점으로 이들은 서서히 역사의, 정치 무대에서의 퇴장을 준비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참으로 심각한 일이지만, 이제 그 자리에는 새로운 대안세력인 2030으로 대체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시기에 참으로 큰 감동과 감격을 맛보았다. 적어도 2012년은 새로운 세상을 출현시킬 수 있는 희망의 단꿈에 젖게 되었다. 그 결과는 당장 새누리당을 변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 그런데 정작 2012년 3월의 지금, 현재 과연 그 희망은 여전히 유효한 것인가? 라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하는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정치권의 개혁, 연합, 통합은 대한민국이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 그리고 기적과도 같은 많은 변화들을 이루어 냈다. 그런데도 무엇이 문제인가?

단 한 가지다. 아직도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벌이는 연대와 단일화내용이 그다지 설득력을 가지지 못함에 있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은 물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역시도 그러하다.
민주·진보·개혁진영전체의 대연합으로 치러져야할 선거가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그들 두당만의 리그로 치러지는 것도 문제이거니와 협상과정에서 보았듯이 전혀 개혁적이라거나 진보적이지 않았으며, 그 간극 또한 결코 좁지 않으니 크나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변화한 정국 속에서 과연 무엇이 희망이고, 무엇이 절망인지, 어떤 것이 잘된 개혁이고, 어떠한 것이 잘못된 변화였는지, 가늠하기가 결코 쉽지 않게 되었다.
야권만을 놓고 보면, 통합을 명분으로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지만, 정작 후보자 선출과 결정과정, 공천과정은 곳곳에서 파열음과 잡음들이 노출되고 있다. 그리하여 과연 이 2012년이 새로운 세상, 2013체제를 만들어 낼 수 있는가하는 의문의 연속이다.

지금의 조짐은 잘못하면 1987년의 재판(再版)이 되거나, 새로운 2013년 체제를 탄생시키기는커녕 분열과 MB정권을 능가하는 꼼수가 판치는 세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만 한다.
거제지역에만 봐도 그렇다.
그것이 중앙에서건, 지역에서건 전국 어느 지역에서 건 연대가 성립하려면, 먼저 시민과 유권자를 생각하여 모두가 공감하는 납득할 수준의 공정한 룰을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고, 서로를 배려하고 양보하는 미덕과 최소한의 예의를 다할 때 단일화와 연대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연대를 통한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어 내야하며, 그래야만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필승을 담보해 낼 수 있는 길이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무엇이 시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인지, 무엇이 새로운 세상 2013체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를, 후보자들과 정당은 심각하게 되돌아볼 때이다. 모두가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가능하다. 모두가 사심을 버릴 때에만 가능하다. 모두가 꼼수를 부리지 않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것은 이번 총선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들은 곧바로 연말 대선으로 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과연 이번 2012년의 대선이 2007년의 대선과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렇게 하지 못하다면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아무리 많은 국회의원이 당선되어 압승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의미가 없다.

새로운 희망은커녕 지난 MB정부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음이다. 이것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다. 총선에서 조금 이겼다고 해서 승리에 취해서도 안 된다. 대선을 승리하는 구도를 우리는 어떻게든 만들어야하는데 그것은 민주, 개혁, 진보진영 전체의 연대에 있다. 그것만이 연말 대선에서의 승리를 가늠케 하는 지름길이다.

왜 우리가 연말 대선에서 승리하여만 하는지 지금 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건설을 보면 해답은 금방 드러난다. 미국을 위한 미군기지가 왜 아름답고 평화로운 강정 구름비에 세워져야만 하는지, 왜 이것이 중국을 자극하고 극동지역에서의 긴장국면을 초래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지, 답답하고 한심한 일이다.

문제점투성이로 판명난, 국력을 소진시킨 4대강사업, 그리고 자자손손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4대강 주변의 주민들의 고통과 유지보수에만 매년 수천억원을 쏟아부어야할 4대강 사업 같은 짓을 다시는 벌이지 못하게 하려면 우리는 2030세대가 그토록 원하는 세상을, 사회를, 정부를 우리는 만들어 내야만 하는 것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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