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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벽문제를 정리하며

사곡 영진자이온 아파트 신축현장에 조성된 옹벽을 둘러싸고 기업과 주민간의 갈등이 7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옹벽 공사가 시작된 지난해 여름, 시공사는 지반의 암석을 깨고 다지는 작업에서 먼지, 소음, 진동을 유발해 인근 지역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당시 옹벽아래 거주하고 있던 한 20대 주부는 우는 아기를 달래며 기자와 인터뷰했다. 그녀는 공사현장으로부터 발생된 먼지때문에 한 여름인데도 문과 창문을 닫고 지내야 했고, 아기 옷을 빨아 마당에 널어놓으면 흙먼지가 뿌옇게 내려앉아 빨래조차도 실내에서 말려야 했다고 한다. 소음과 진동 때문에 본인도, 아기도 견딜 수가 없어 시에 조치를 요구했으나 달라진 건 없었다고 푸념했다.

10월의 어느 날 밤엔 폭우로 인해 옹벽에서 토사가 넘쳐흘러 옹벽아래 한 민가를 덮쳤다. 집주인은 몇 해 전 남편을 잃고 홀로 지내고 있던 터라 두려움이 더했다. 옹벽이 붕괴될까 두려워 차마 집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옹벽에서 멀찍이 떨어져 흙탕물로 망가져가는 마당을 지켜봐야 했다.


11월엔 사등면 지석로의 한 물류시설에서 옹벽이 무너졌다. 적은 비였음에도 불구하고 6m높이의 옹벽이 도로로 쏟아져 내렸다. 옹벽붕괴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두동주민들은 현장을 목격하고 영진자이온 아파트 옹벽도 절대 안전하지 못하다며 옹벽공사를 중단시켜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두동주민들은 대부분 백발성성한 노인들이었고 그들의 힘은 강하지도, 오래가지도 못했다. 생존권을 내세워 목소리를 높이면, 시공사측은 옹벽을 더 높이 쌓아 목소리를 차단했다.

옹벽문제의 근원적인 원인을 다시 조사했다. 시공사와 주민간의 소통이 단절돼 있었다. 도시관리계획입안부터가 주민들 모르게 진행됐다. 도시관리계획입안공람전에 작성된 사전환경성검토서에는 공무원 2명을 제외한 검토위원회 위원 전원이 사업지의 표고차와 경사가 높다며 인근 주거지역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바뀐 게 없으니 혀를 찰 일이다.


주민들은 이미 숱한 피해를 겪고 있고 거제시는 공사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며 시공사를 대변하고만 있다.


거제시가 계속해서 안일한 입장을 고수한다면 소수의 주민들은 행정력으로 제압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잃어버린 신뢰는 어떻게 다시 회복할지 답답할 뿐이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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