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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과 독사 - 바른정법 바른인연(4)도안스님 /연등사 주지

부처님께서 아난성자(阿難聖者)와 함께 사위국의 넓은 들판을 걷고 있을 때의 일이다.
“아난아, 저기를 보아라. 저기 논두렁에 불쑥 높게 보이는 것이 있지. 저 속에는 아주 무섭고도 맹독을 가진 독사가 숨어있느니라.” 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가시던 걸음을 멈추고 말씀을 하셨기에 아난도 걸음을 멈추고 부처님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면서, “부처님 말씀대로 과연 독사가 있습니다.” 라고 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이야기하며 그곳을 지나갔다.
그때 근처에서 논을 갈고 있던 한 농부가 있었는데, 문득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부처님과 아난이 “큰 독사가 있다”고 하며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농부는 급히 그곳으로 가보니 조금 높은 땅속에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황금덩어리가 묻혀 있는 것이었다.

“아니, 이건 황금덩어리가 아닌가? 이것을 독사라고 무서워하는 스님들이 참 이상도 하다. 이렇게 큰 황금덩어리를 가지고 별 소리를 다 듣겠다”고 중얼거리면서 누가 볼세라 황금을 급히 파내어 집으로 가지고 와서는 무슨 큰 복이라도 굴러 들어온 것 같이 기뻐서 어찌할 줄 몰랐다.

원래 농부는 가난하여 입을 옷과 끼니마저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였는데, 갑자기 큰 부자가 되었으므로 마음이 들떠서 그동안 먹지 못하고, 입지 못했던 것들을 호의호식하며 사치스런 생활을 하게 되니 금방 장안에 소문이 나고, 사람들의 의심을 사게 되었으며, 급기야는 관가에서도 알게 되어 그는 잡혀가는 몸이 되었다.

“너는 지금까지 가난하였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 리가 만무하다. 어디서 도둑질을 하였는지 말하여라.”
이렇게 매일 같이 심문을 받았지만, 억울한 도둑 누명을 벗을 방법이 없었고, 집안 식구들은 그들대로 관가에 뇌물을 있는데로 바치며, 그를 위해 구명운동을 했지만, 돈만 모두 날려 버렸을 뿐, 아무 효과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드디어 최후의 날이 와서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제는 절체절명, 아무 희망도 없지만, 그저 혼잣말처럼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독사다. 아난. 큰 독사다. 부처님.”
이렇게 계속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그때서야 관리는 그의 이상한 뇌까림을 듣고 반드시 무슨 곡절이 있을 것 같아, 이 일을 왕에게 말씀을 올렸는데, 왕은 이 말을 듣고 농부를 불러서 친히 물었다.

“너는 도둑질을 하고, 이제 형벌을 받게 되니까, 독사다. 아난, 큰 독사다. 부처님이란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니 무슨 까닭이냐?”하고 다그쳐 묻자, 농부는 겸손한 어조로 왕에게 말씀드리길, “임금님! 저는 어느 날 논을 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아난성자와 같이 가시다가, 황금이 숨겨져 있는 것을 보시고는 ‘독사다. 큰 독사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에서야 비로소 황금덩어리를, 큰 맹독을 가진 독사라고 하신 뜻을 알았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그 황금덩어리가 독사보다 더 무서운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이 왕에게 말씀을 올리는 것이었다.

“부처님의 말씀에는 거짓이 전혀 없습니다. 독사라고 말씀하셨으며, 아난성자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진정 이것이야 말로 독사가 아닙니까? 가공하다. 독사의 힘! 나 지금 비로소 깨달아 부처님의 가르치심에 우러러 믿는 마음의 눈이 트였습니다. 들에 있는 독사의 맹독은... 나 한 몸에 그치지만, 이 황금의 독이야말로 나의 온 가족을 해쳤습니다. 어리석은 자가 쉽게 빠져 버리는 황금을 보배라고 생각하는 탐욕, 마음의 어두움을 씻어 버림이 참으로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왕은 농부의 진실 된 마음의 소리를 듣고, 부처님의 말씀에 깊이 감동이 되어 부처님을 믿는 마음이 스스로 생겨 부처님을 찬송하고, 또한 농부를 칭찬하여 이렇게 읊었다.

“대자비 하신 말씀에, 나도 신앙심을 갖게 되었다. 부처님의 말씀은 진실, 그것이어서 추호의 거짓이 있을 수 없다. 네가 얻은 재물은 너에게 다시 돌려주겠거니와, 다시 재물을 보태어 줄 것이다. 그리고 너에게 부처님께 정성껏 공양을 올리도록 해줄 것이니, 오로지 게으름이 없이 참다운 말씀을 따르도록 할 것이로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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