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칼바람 사이로 겨울이 돌아왔다. 날씨가 추워지면 삶의 모양새가 바뀌는데, 특히 먹을거리와 입을 거리는 날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음식은 계절에 따라 제철에 맞춰 사시사철 그 맛을 볼 수가 있지만 누가 뭐래도 철에 맞게 먹는 게 가장 안성맞춤 이다.

거제에서 겨울이면 특히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하는 별미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면 더욱 생각나는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그러면서도 깔끔한 맛!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에 속이 허해진 분들이라면 더욱 개운한 거제의 별미 ‘물메기국’ 이다.

거제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및 타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는 겨울 생선인 물메기는 동해안에서는 '곰치' 서울과 일부 지방에서는 '물텀벙이'로 불린다.

그러나 제철음식인 만큼 거제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물미기국은 다른 지역의 물메기국과 비교를 거부한다.

우선 청정해역 거제앞바다에서 잡아 올려 요리한다는 점에서 싱싱함은 말할 가치도 없지만 거제도 방언으로 ‘몰’이라고 부르는 해초가 들어가 신선한 맛을 더하기 때문.

표준어로 모자반이라고도 불리는 ‘몰’은 부드럽고 연해 씹는 맛이 없는 물메기탕의 단점을 보완하고 담백한 맛 위에 신선함을 더한다. 몰은 평범한 ‘물메기탕’을 ‘거제의 별미’로 만드는 비법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뱃사람들이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버렸을 정도로 생선 취급을 받지 못하던 물메기는 최근 한 마리에 1만원을 호가하면서 귀족 어종인 대구에 버금가는 대우를 받고 있다.

물메기탕은 국물이 시원하고 얼큰한 것은 물론이고 고소하고, 개운하고, 달착지근한 맛까지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물메기는 뼈가 연해 발라먹는 재미도 쏠쏠한데 뜨끈한 물메기국 한 그릇 뚝딱 하면 속풀이는 물론 추위도 도망가는 느낌이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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