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내년 총선 열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한나라당 예비주자들 사이에 때 아닌 설전(舌戰)이 벌어지고 있다. 굵직한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두고 윤영 국회의원과 김현철 거제미래포럼 대표가 서로 ‘내 덕’이라 주장하고 나선 것.

한 쪽이 치고 나오면 다른 쪽에서 곧바로 반박 자료가 나오는 등 진실을 둘러싼 양측의 공방이 결국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김 대표 쪽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한 지역 언론사를 찾아 “국토해양부와 LH공사가 추진하는 전국 임대아파트 건설 사업에 거제시 하청면 지역이 최종 포함됐다는 연락을 15일 LH공사 관계자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LH공사가 이미 세부사업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는 점에서 약 500세대에 이르는 하청지역 임대아파트 공사는 빠르면 올 연말께 착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곁들였다.

지난 6월 하청지역 임대아파트 건설 추진위 관계자들이 포럼 사무실을 찾아와 사업 성사 협조를 간곡히 요청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는 김 대표는 “이후 평소 친분이 있던 LH공사 관계자와 국토부 관계자를 수차례 만나, 갈수록 인구가 줄어드는 하청지역 실태를 설명하며 사업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보도 자료에서 밝힌 연초 송정IC~문동 구간 도로 연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시의원들로부터 민원을 접하고 기획재정부 류성걸 제2차관을 수차례 만나 협의 조정한 끝에 최근 사업 성사가 가시화 된 내용”이라며 당시 류 차관이 ‘이 도로 연장 건에 대해 어느 누구로부터도 건의를 받은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또 윤 의원 쪽을 겨냥한 듯 “일부에서 자신들이 건의해 성사된 것처럼 발표했는데 상당히 생뚱맞은 일이라 내심 불쾌했지만, 지역발전 사업을 두고 공치사를 따지는 것 같아 더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며 언짢은 심경을 에둘러 전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가자 그동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던 윤 의원 측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맞짱토론’ 등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면서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단 반응이다.

윤 의원실 박선재 보좌관은 지난 21일 지역 언론에 보낸 반박자료에서 “요즘 참으로 어이없고, 정치 도의도 저버린 몰염치한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며 “몇 몇 지역 언론에 ‘국지도 58호선 연장(송정 IC-문동동)’과 ‘하청면 임대주택 500호 건설’이 오로지 김현철 대표의 공이라고 선전하는 얼토당토 않는 행태 때문”이라고 화살을 날렸다.

그는 또 “지금까지 두 건의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거제시 공무원, 시의원 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고 순수한 마음으로 거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몰염치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김 대표 측 주장과 관련해선 “사업성사에 어느 정도 기여했을 수도 있지만 총선만 생각해 지역발전에 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세간의 평가를 모면하고자 발버둥치는 모습이 한편으로는 측은하기도 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진실 가리기’에 나설 뜻도 전했다. 박 보좌관은 “정녕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는 것”이라며 “반박할 내용이 있으면 글로도 좋고, 일대일 맞짱토론도 좋다. 방법과 장소가 어떻든 간에 기꺼이 응해 진실을 밝힐 용의가 있다”고 김 대표 측을 압박했다.

그러면서 두 건의 사업 성사 배경에 대해 국회 국토해양위 업무보고, 국정감사, 예결위 회의자료 등을 근거로 김 대표 쪽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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