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기침좀멈추게해주세요.”
30대 초반 주부 K씨는 밤이 두렵다. 지난달 감기기가 있은 후부터 잠자리에 들려고 누우면기침이 시작되고 좀처럼 멈추질 않아 깊은 잠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약국, 병원치료를 받아보았으나 그효과는 일시적일 뿐이었다. 처음에는 목만 따끔거렸는데시간이 지날수록 흉통,복통까지 겹쳐져 혹시 나쁜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불안해서 일이 손에 안잡힐 정도였다.

기침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 흔한 이유중의 하나이다. 기침은 기도내의 이물질이나 분비물을제거하기 위한 갑작스럽고 폭발적인 호기운동으로 ‘정상적인 방어반사작용’으로 발생된다. 그러나 기침발생시에 흉강내압이 300mmHg까지 증가하며, 기침의 호기류(날숨)의 속도가 시속800km까지 측정되기도 하므로 환자에게 큰부담이 될수도 있다. 이러한 기침이 오랜기간동안 지속된다면 일상생활을 방해하여 삶의 질이 저하될 뿐만아니라 기침 자체로 인한 심각한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3주 이상 오랜기간 동안 지속되는 기침은 반드시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고, 그에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기침의 지속기간에 따라 그원인들이 각각 다르다. 즉, 기침지속기간에 따라 급성기침, 아급성기침, 만성기침 등으로 기침을 분류할 수 있다. 급성기침은 대개 기침지속기간이 3주 이내의 경우로 감기가 그 원인인 경우가 가장 많다. 아급성 기침은 약3~8주간 지속되는 기침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폐렴 등의 호흡기감염후 기침이 흔하다. 만성기침은 8주이상 지속되는 기침으로 후비루증후군, 기침이형천식, 위식도역류증 등이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있다.

후비루증후군이란 기저원인에 관계없이 코나 부비동에서 생긴 분비물이 인후부(목구멍안쪽부위)를 자극하여 기침을 일으키는 경우를 통칭한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콧물이 기침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경우는 소수에 지나지 않으므로 ‘상기도기침증후군’이라는 용어로 바꾸자는 주장이 있기는 하지만 본문에서는 후비루증후군이라고 통칭하여 설명하려고한다. 후비루증후군의 진단을 위해서는 X선촬영 같은 검사보다 그 특징적인 증상의 관찰이 더 중요하다.즉, ‘무언가 목뒤로 넘어가는 느낌이 있다’, ‘목에서 가래가 걸려서 간지럽다’등을 호소하며,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후비루증후군을 강력히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가끔 아무 증상도 없이 후비루증후군에 대한 치료만으로 기침이 호전되는 환자들도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가의 감별이 필요하다. 기침이형천식이란 호흡시 쌕쌕거리는 천명음이나 호흡곤란 같은 전형적인 천식증상은 없이 기침증상만 지속되는 천식을 말한다.

기침이형천식은 일반적인 호흡기능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인위적으로 천식증상을 유도하는 약물을 사용하는 천식유발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며 일반적인 천식치료에 호전되는 특징이 있다. 기침이형천식은 일반인이 자가진단하기는 불가능하며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상담 및 진찰이 필요하다. 위식도역류증이란 위장에 있던 내용물(위산,음식,십이지장액등)이 비정상적인 역류를 일으켜서 식도로 넘어와 발생하는 여러가지 증상들이나 식도점막손상을 유발시키는 질환을 말하는 것이다. 위식도역류증의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앞가슴이나 명치 부위가 따갑고 화끈거린다’, ‘먹은음식이 역류되고 신트림이 나온다’,‘속이 쓰리다’ 등이 있다. 서양의 경우 만성기침의 원인으로 위식도역류증이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일본에서는 드문것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 역시 만성기침의 원인으로 보고가 많지는 않았던 편이다.

하지만, 서구화된 식생활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위식도역류증과 관련된 만성기침이 증가할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위식도역류증의 확진에 유용한 검사는 24시간 식도 pH검사이다. 하지만 검사방법이 매우 불편하고 개인병원에서는 시행하기 힘든 검사이므로, 위식도역류증 의심환자 모두를 검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따라서 전형적인 위식도역류증상을 동반한 만성기침환자나, 또는후비루증후군, 기침이형천식 등의 원인이 확실히 배제된 경우의 만성기침환자에서 위식도역류증 치료약을 복용 후 기침이 호전되면 잠정진단 할 수도 있다.

이외에 만성기침의 원인들로 호산구성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 기관지확장증, 앤지오텐신변환효소 길항제성분의 혈압약 복용, 폐암, 폐결핵, 습관적기침 등이 있다. 특히, 아무리 치료해도 해결되지 않는 만성기침환자들 중 체중감소, 흉통, 객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폐암의 감별이 필요하므로 반드시 전문병원을 방문하여 호흡기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