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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만 파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2011년도 대한민국명장 반열에 오른 정운곤 파트장

안경너머로 정운곤(52·선체설계팀) 파트장의 눈매가 매섭다. 오른손의 연필은 도면에 그어진 수백 개의 선(線)과 수(數)를 짚으며 하나씩 체크해 나가고 왼손은 쉴 새 없이 공학용 계산기를 두들긴다. 테이블 한쪽 구석엔 검사를 마친 설계도면이 수북이 쌓여간다. 그의 손을 거친 설계도면은 비로서 모든 검사가 끝나고 현장으로 보내진다.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부품의 불량률(도면 개정률)은 0.007%. 10만개 중에 7개가 불량이다. 흔히 제조업에서는 품질혁신을 위해 식스시그마를 목표로 하는데 식스시그마란 제품 100만개 중에 6개가 불량인 것으로 0.0006%이며 거의 제로에 가까운 수치다. 정 파트장은 0.05%를 목표로 삼았고 0.007%란 실적을 일궈냈다.

정 파트장의 기술은 스크랩율 최소화에도 기여한다. 스크랩율이란 제품 하나를 만들면서 버려지는 재료양으로 일본의 동종업체의 경우 10.5%인데 반해 정 파트장과 팀원들은 8.1%를 기록했다. 2.4%차이를 선박 주재료인 철판으로 환산하면 대략 600~800톤에 이른다. 회사 비용절감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일본기술자들이 이 기술을 배우러 삼성중공업을 방문했었으나 역량 차이가 깊어 쉽게 따라할 수 없을 거라 자신하는 정 파트장이다.

그의 벽에는 다음과 같이 새겨진 커다란 동판하나가 걸려있다. ‘대한민국명장 조선제도 직종 정운곤’
정 파트장은 2008년 조선제도 부문 경삼남도 최고장인 등극에 이어 올해 2011년 대한민국명장 24인에 선정돼 507번째 명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세명의 대한민국 최고 기술자를 배출했다.

대한민국명장은 숙련기술장려법 제11조를 바탕으로 산업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하고, 해당직종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능인에게 주어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는 총 183명이 신청해 1·2차 심사를 거쳐 24명이 최종적으로 선정됐으며 숙련기술의 보유정도, 숙련기술의 발전에 기여한 정도, 숙련기술자의 지위향상에 노력한 정도 등이 심사 시 고려됐다.

대한민국명장에게는 명장증서와 휘장, 명패가 수여되며, 일시장려금 2000만원이 지급된다. 또 선정 후 동일직종에 계속 종사할 경우 종사장려금이 지속적으로 지급되며, 선진국 산업시찰 등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

정 파트장은 1977년 삼성중공업 조선설계 사원으로 입사해 현재까지 33년 동안 조선설계 관련분야에서만 근무했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공정 개선 및 생산성 향상 업무 프로세스 정립에 기여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음은 정 파트장과 일문일답.


-현재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설계를 하면서 단시간에 완벽한 도면을 작성하기 위한 설계 시수 절감과 후배사원들의 기량향상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라인장들의 기량향상을 위해 제가 갖고 있는 모든 노하우와 기술을 전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뜻한 바가 이뤄지면 설계 시수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마디로 경력자가 되지 말고 기량자가 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앞으로의 업무상 및 인생목표가 있다면

“우선 조선경기가 하루 빨리 회복돼 모든 조선인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합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고졸사원 최초의 설계파트 임원이 돼 후배사원들의 귀감이 됐으면 합니다. 이제는 국가 포상과 훈장에 도전해보겠다는 목표를 갖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조선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현재 거제공업고등학교(조선 마이스터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8시간짜리 강의를 준비 중입니다. 학생들을 비롯해 신입사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은 ‘목표를 정하라’입니다. 예전에 이건희 회장님이 ‘그 업의 기본을 알고 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물건을 나르는 배를 만들고 있습니다. 최고의 배를 만든다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개인적으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조행성 기자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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