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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축제 문화강돈묵 /거제대 교수

벌써 한 해를 정리하는 때가 되었는가 보다. 들판에 흰눈이 덮인 것을 바라보며 시작한 2011년이 벌써 파종, 재배를 거쳐서 수확을 해야 하는 시기에 와 있다. 농부는 제 머리통보다도 큰 가을을 어깨에 메고 흐뭇한 표정이다.

이 시기가 되면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벌어진다. 한해의 결산이나 하듯 앞 다투어 축제에 들어간다. 하지만 그 많은 축제 중에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몇이나 될까. 또 어떤 것이 우리에게 존재의미를 가지고 마음을 설레게 할까. 많은 축제 중에 기억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분명 다른 것들과 차별화된 것만 기억하게 된다.

축제들 중에는 실행되는 곳의 지명을 바꾸어도 무관한 것이 많다. 또 축제의 모티브가 된 것을 바꾸어 놓아도 별 이상이 없는 것도 있다. 즉 대한민국의 축제는 축제를 위한 축제가 많다는 것이다. 축제는 그만이 갖는 존재의미가 있어야 하고, 다른 곳에서 감히 따라할 수 없는 그곳만의 것이어야 한다.

한데 우리의 축제들은 그렇지를 못하다. 어느 곳의 어떤 축제이든 대동소이하다. 이는 태생적으로 그렇게 되지 않으면 아니 되었기 때문에 갖게 되는 현상이다.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지역민들의 표를 의식한 축제 만들기가 한창인 때가 있었다. 그 결과 축제의 실행 횟수가 거의 비슷하다. 이는 본질이 왜곡된 채 축제가 정치의 시녀가 된 까닭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축제는 지역민들을 하나로 묶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지역민들의 힘을 하나로 묶어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축제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구성원들의 공통된 욕구와 생산 활동으로 인한 이득이 창출될 때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마음만 한 곳으로 모으는 축제는 오히려 소비성이 강하여 영구적이지 못하다. 그래서 대개의 경우는 이런 목적일 때는 축제로 하지 않고 주민의 날로 설정하는 것이다.

축제는 그것만이 갖는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확실하고 근거가 있는 모티브가 있어야 축제는 영원하다. 이쯤에서 거제의 축제문화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거제의 축제는 어떠한가. 몇몇 축제는 그것이 실행되는 지역의 명칭을 바꾸어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있다. 실행되는 행사의 내용이 너무나 비슷하다. 나름의 특성이 없고, 개중에는 축제가 있게 된 모티브와 전혀 관계없는 내용도 끼어든다.

이제는 존재의미를 갖는 차별화된 것을 골라 집중 육성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행사를 위한 행사보다는 축제의 진의에 합당하게 접근해야 한다. 그 실행방법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할 때에 성공할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또 갖가지 행사내용보다는 커다란 특징적인 것을 개발하여 새롭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요즈음 거제인들의 입에 회자되는 대표적인 축제는 “거제섬꽃축제”가 아닌가 한다. 이 축제가 생긴 지는 여섯 해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짧은 기간에 거제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장했고, 해마다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는 어떻게 해서 가능했던 것일까.

앞에서 기술했듯이 “거제섬꽃축제”는 표를 의식해서 생긴 것도 아니요, 확실한 존재의미를 함유하고 있고, 나름대로 차별화된 행사내용이 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또 해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특히 행사가 관에서 일방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진정한 거제 전체의 축제로 승화시켰다. 주관한 사람도 노력한 만큼의 보람을 느끼고,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애정을 갖게 하는 축제가 되었다는 것이 “거제섬꽃축제”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번에 “거제섬꽃축제”는 세 가지의 특징을 들고 나왔다. 첫째 유료화, 둘째 다양한 체험행사, 그리고 세 번째는 시민 참여이다. 역시 반가운 소식이다.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축제에 왔던 사람들에게 나름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체험행사도 좋고, 거제시민 전체의 축제로 승화하려는 노력도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그런데 ‘유료화’는 그 이유가 마음에 걸린다. 돈의 문제라서가 아니다. 이 정도면 유료화해도 괜찮겠다는 자긍심이 있은 후에 얻어진 결론이라면 어깨 펴고 바라볼 일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고, 축제 예산이 인근의 다른 축제 경비의 반의반도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어서 경비 조달책으로 선택되었다면 다시 한번 제고해 봐야 한다.

다시 한번 제안하고 싶다. 거제의 여러 축제를 정비해서 내용이 있고, 차별화된 몇몇 축제만을 집중적으로 육성했으면 좋겠다. 시장거리에 나앉은 잡화 같은 축제들 중에서 전문성이 있고, 신뢰가 가는 축제만을 선택하여 육성하기를 제안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축제의 기능을 다하게 되고,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게 된다.
이 가을에 찾아가고 싶은 축제를 가졌으면 참 좋겠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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