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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유해조수, 우리가 해결사[탐방] 경남수렵협회 거제지회(수확철 유해조수 방제단)


농촌에 나타나 고구마밭을 갈아엎고 옥수수나 콩밭에 구덩이를 파놓던 멧돼지는 가을 수확기 농민들에게 커다란 근심으로 다가온다.
이들에게 즉결처분(?)을 내리는 해결사는 경남수렵협회 거제지부(회장 김치욱 이하 수렵협회) 회원들이다.
경남수렵협회 거제지부의 활동은 17년 전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공식적인 출범은 지난 2006년 경남수렵협회가 발족하면서 부터다.

처음 10여명의 회원들로 활동을 했지만 현재 2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6명의 회원은 ‘수확철 유해조수 방제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탓에 그 흔한 단체사진 한 장 없는 단체가 됐지만 이들의 발걸음은 늘 경쾌하고 분주하다. 시민들에게 ‘고생 합니다’ ‘욕보지요’ 라는 인사가 그들에게 유일한 보람일 뿐이다.


거제시관계자들도 “월급을 받는 것도 아니고 지원금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신고가 들어오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생하시는 회원들게 늘 감사하다”고 전했다.
유해조수의 대표적 사례는 최근 개체수가 불어난 멧돼지다. 이미 천적이 없는 멧돼지는 최근 등산객들이나 일부 시민들이 야산을 오르며 멧돼지의 먹이가 될 만한 나물이며 열매를 모조리 채취해가는 탓에 먹이를 찾아 농가를 어슬렁거리거나 성묘 후 남긴 음식을 찾아 분묘를 파헤치는 일까지 빈번히 일으키고 있다.

경남 지역 멧돼지 서식밀도가 3년째 전국 최고치다. 천적이 거의 없어진 멧돼지는 수렵을 통한 개체수 조절이 유력한 해법이지만, 2002년부터 도별 순환수렵제가 시군별 순환수렵제로 전환되면서 개체수를 줄이는 일은 더욱 힘들어졌다.
농업인과 전문가들은 멧돼지 서식밀도를 줄이는 정교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포획허가나 피해방지단의 활동은 유해조수의 포획이 비교적 쉬워 개체수를 줄일 수 있는 겨울철 보다는 낙엽이나 덤불이 우거져 활동하기 어려운 봄·가을철 활동이 전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렵활동을 하면서 가족과 같은 소중한 사냥개들을 잃는 일도 다반사다. 수렵활동 중 야생동물 방지를 위해 쳐 둔 전기울타리에 감전되거나 덤불에 숨은 멧돼지와 일전을 벌이다 숨을 잃기 때문이다.
느닷없는 멧돼지의 출현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시민의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열정을 다하는 이들에게 사정을 모르는 일부 시민들은 그들을 악역의 도마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수렵협회 김치욱 회장은 "유해조수의 생포는 불가능하며 현재 개체수가 늘어난 유해조수들은 하루빨리 포획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겉보기엔 무자비해 보일지 모르나 이들도 당하는 동물의 고통을 알고 있다. 그래서 정확하게 급소를 찔러 동물이 단 한번에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수렵 경력 5년 이상의 베테랑들이 현장에 나서고 새끼를 거느리고 다니거나 아직 어린 멧돼지는 포획하지 않는다.

밀렵단속도 이들의 활동 중 하나다. 야심한 시간 야산을 어슬렁거리는 것은 유해조수뿐만 아니다. 올무나 불법 총기 등의 밀렵활동을 벌이는 밀렵꾼들은 생태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멧돼지에게 가장 적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은 총이지만 총기사용은 언제나 엄격하다. 더구나 멧돼지 등과 같은 유해조수가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새벽시간에 총기를 반납해야 하는 제도는 이들의 활동에 최대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김치욱 경남수렵협회 거제지회장은 “지난해 구제역기간 동안 멧돼지 등 유해조수의 포획이 금지 된 탓에 올해 그 어느 때 보다 바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유해조수포획 활동에 제도적인 걸림돌이 많아 유해조수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수렵 및 수확철 유해조수 방제단의 활동을 겨울철까지 늘리고 제도를 완화해 유해조수를 줄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큰 피해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경쟁에서 밀려난 멧돼지들이 민가로 내려오는 일은 앞으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때마다 수렵협회 회원들은 악역을 맡아 그들을 포획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소동을 치른 뒤에야 반갑지 않은 손님의 출현과 달갑지 않은 죽음의 순간을 끝낼 수 있을까.
그러나 위해서 이들의 활동은 멈출 수 없다.
수렵협회 회원들에게 유해조수 방제활동은 단순한 오락이나 취미가 아니라 내 이웃의 안전과 상처받는 농심, 몇 평 남짓한 농가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인만큼 이들의 발걸음은 당분간 분주하게 움직일 듯하다.

최대윤 기자  crow1129@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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