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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我)란?고담스님 /금수사주지

우리들은 모든 경험을 되돌아보면 나 자신이 언제나 고정불변하다는 생각에 매달린다.
어떤 특정 특수한 상황에서 크나큰 변화를 인식할 때도 ‘나’, ‘타인’ 그리고 그 밖의 모든 존재들이 시간이 흘러도 고정불변이라는 믿음이다. 어제 본 아내와 아이들, 아파트, 차, 아스팔트가 포장된 길 등등이 오늘과 다르지 않다. 나에게 돈을 빌려가 주지 않는 이웃집 가장을 보면 어제도 화가 났고 오늘도 화가 나고 내일 모레 등등..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큰 착각인 것이다. 마음과 의식의 차원에서 나와 타인 즉 당신 그리고 그 외 제삼자들은 항상 변하고 있다. 태어날 때의 나, 열 살 때의 나, 스무 살 때의 나다. 30대의 나는 같다고 말할 수 없다. 사람과 육체는 우리가 전혀 자각하거나 통제할 수 없는 미세한 차원에서 끊임없는 변화를 하게 된다.

이 순간에도 세포는 소멸되고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고 이 세포는 분자와 원자, 소립자로 변화되고 내가 대면하고 바라보는 모든 대상들이 분자와 원자, 소립자로 대체하거나 변화하고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볼 때 과연 고정불변한 것들을 찾을 수 있을까. 당신이 아는 ‘A’라는 사람을 만났다고 하자. 그는 매우 행복해 보였고 삶에 대한 기대에 차 있으며 현모양처의 부인과 한 번도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아들 딸, 모든 게 이 현실 이 세상이 자기를 위해 있다고 할 만큼의 행복과 자신감을 가진 그가 일주일 뒤에 만났더니 똑같은 그 사람은 절망에 빠졌고 화가 나 있으며 모든 사람과 환경에 불신 불만으로 가득차 삶에 대한 어떤 희망도 가질 수 없는 우울증 환자가 되어 있다.

이렇듯 때론 변화가 인생 일반에 대해 매우 극단적이다. 이러한 모든 것을 종합해 보면 고정불변한 것은 찾을 수 있을까? 태어나서 나는 남자아이로 문중 집안의 희망과 귀여움을 받았고 10대의 나는 상급 학교 진학에 몸부림 치고 부모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에게 낙오자로 인식될까봐 겁먹은 아이였고 20대의 나는 나름대로의 예쁜 여성과 사귀고 직장에서의 원만함과 친구들의 부러움을 받았고 30대의 나는 단란한 가정과 나름대로의 직장과 사회외적인 지위로 후배들의 심리적이고 육체적인 충고와 자문을 해주며 경제적인 배려와 선배로서의 체면을 지키지만 이러한 것이 진정 나 자신이며, 진정 고정불변한 나일까?

고정불변이라는 착각의 세계에서 그 중심의 주인공은 ‘나’라는 유일무이한 믿음이다. 그 일, 사건, 경험이 나를 변화시켰어, 이제 세상이 달라보여라고 말할 때도 ‘나’라는 개념을 하나의 단일한 존재, 고정된 내적인 표상처럼 단언한다.

40대의 한 가장의 신세 한탄을 들어보자. 조그마한 중소기업에 다니지만 알뜰한 부인을 만나 행복하게 살지만 아이들이 둘 태어나면서 생활은 팍팍해지고 알뜰한 주부는 생활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 즉 가장은 시원찮게 보여 결국 외도를 하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가장 즉 남편은 이혼을 하지도 못하고 그냥 살자니 죽을 맛인 것이다. 어린 아이 때문에 엄마의 손이 필요한 아이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고, 신혼 때 사랑했지만 지금은 외도를 한 부인을 미워해야 할지, 사랑한다고 할지 모를 미묘한 감정을 가져 이혼도 못하고 또한 이웃과 사회, 지인 친척에게 칭찬 듣고 반듯한 주부로 보이는 부인을 부덕한 부인으로 내몰아 이혼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누구인가? 알뜰하고 다정한 부인을 생각하는 것이 ‘나’인가? 아이 둘을 엄마 없이 키울 것을 걱정하는 것이 ‘나’인가? 친척 지인, 친구들의 눈 때문에 이혼하지 못하는 것이 ‘나’인가? ‘나’는 한명인가, 두 명, 세 명인가. ‘나’는 지금의 ‘나’가 10년 전에 ‘나’인가, 아니면 1년 전의 ‘나’가 ‘나’인가. 혹은 이런 것들이 모두 ‘나’의 일부분인가.
/다음 편에 계속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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