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된 신생아를 안고 힘든 표정으로 진료실에 들어왔다.
"며칠 전부터 젖을 물리려고 하면 버둥대고 울어요. 젖 먹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모유수유에 성공하려면 태어나서 1시간 이내 젖을 물려서 엄마 젖에 익숙해질 것을 권한다. 그 이후 아기가 원할 때마다 수시로 수유를 하도록 하는데 생후 2-3일까지는 엄마 젖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 이렇게 초유가 적게 나온다고 분유를 우유병에 담아서 수유를 하면서 엄마 젖 빨기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를 유두혼동이라고 부른다.

유두혼동은 왜 생기는 것일까.
우유병을 빠는 것과 엄마 젖꼭지를 빠는 것은 기본 원리부터가 다르다.
우유병을 거꾸로 들어 보면 분유가 뚝뚝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거꾸로 들어주기만 해도 저절로 분유가 입안으로 흘러 들어가서 분유가 목 안에 차고 아기는 이를 삼키게 된다. 따라서 아기가 우유병을 빨 때는 우유병 젖꼭지에서 분유가 쉽게 나오기 때문에 혀와 입술을 이용해서 너무 많이 나오는 것을 막아가면서 먹게 된다.

반면 엄마 젖은 아기가 빨아야 나온다. 엄마의 젖을 빨 때는 아기가 혀를 이용해서 훑어서 빨아먹는다. 이렇게 아기의 혀가 엄마 젖을 빨 때와 우유병을 빨 때 정반대로 사용하게 된다. 그래서 일시적으로 우유병을 사용하던 아기에게 엄마 젖을 물리면 우유병 구멍을 혀로 막으며 먹던 버릇 때문에 혀로 엄마 젖을 자꾸 밀어내는 경우가 발생한다.

엄마 젖은 문다고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출이라고 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젖이 뿜어져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지만 우유병 젖꼭지는 사출반사를 기다릴 필요 없이 물기만 하면 나오고 더 많이 잘 나오기 때문에 한번 우유병 젖꼭지에 익숙해진 아기들은 엄마 젖을 깊숙이 잘 물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유두혼동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아가들에게 어떻게 모유를 먹일 수 있을까.
유두혼동이 생긴 아기에게는 배가 너무 고프지 않은 상태에서 젖을 물리도록 한다. 엄마 젖은 우유병과는 달리 물린다고 바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아도 젖을 빨기 힘들어하는 아기에게 심하게 배가 고플 때 젖을 물리면 아이는 더 힘들어 한다.

몇 분 동안 차가운 찜질을 해서 유두를 좀 딱딱하게 만들어준 후 수유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두혼동 때문에 아기가 엄마 젖에 오는 것조차 거부할 때는 억지로 젖을 물리려 하지 말고 우선 컵이나 숟가락으로 짜놓은 젖을 먹인다.
심한 아기는 바닥에 내려놓을 때보다 안았을 때 더 우는 경우도 있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아기 스스로 안아주기를 원할 수 있다. 이때 처음에는 옷을 입을 채로 아기를 젖먹이는 자세로 안고, 점차 익숙해지면 엄마의 유방을 노출시켜 피부가 서로 맞닿게 안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아기가 엄마의 유방 쪽으로 입을 돌리고 젖을 찾고 핥게 된다. 젖꼭지를 빨지는 앉더라도 점점 물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가 어느 순간 아기가 젖을 먹기 시작하면 수유보충기를 사용하거나 사출반사를 자극한 후 엄마 젖을 직접 먹일 수 있게 된다. 나중에는 사출반사가 일어나지 않아도 아기가 엄마 젖을 자연스레 먹게 된다.

생후 4주 전에 우유병 젖꼭지나 노리개 젖꼭지를 사용하면 유두혼동이 생기는 빈도가 높다. 우두혼동은 4주가 지나면 그 발생율이 낮으므로 직장에 나가야 하는 엄마들도 1달 이후부터 우유병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1달 이전에 모유를 짜서 먹여야하거나 분유로 보충수유가 필요한 경우라면 컵이나 숟가락 수유 또는 수유보충기를 이용한 수유법이 좋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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