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임신했을 때는 한약을 먹으면 안된다

모든 임신부들이 임신 중에 약을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고 조심한다. 한약 가운데에서도 임신 중에는 금기해야 할 약물들이 이미 알려져 있고, 임신 중에 사용하도록 구성된 처방에는 거의 그런 약물이 쓰이지를 않는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한약을 이용하는 것은 괜찮다.

입덧 치료나 임신 중 보약, 그리고 순산을 위한 처방 등, 한의학에는 임신 중 각종 상황에 대한 좋은 치료법들이 많이 확립되어 있다. 그래서 한의사들은 자신의 가족들에게는 별 부담없이 한약을 이용하는데, 환자들에게는 한약을 쓰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것은, 태아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 만약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잘못된 상식대로, 그 원인을 모조리 한의사가 뒤집어쓰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의사가 자신의 가족에게 복용시키는 약이라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그리고, 산후에는 수유 때문에 걱정을 하게 되는데, 산후보양을 위해 복용하는 약에는 수유나 신생아에게 문제가 없는 것들로 구성이 되어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산후에는 산후조리를 위해 좋은 처방을 이용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산후 조리를 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민간요법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한의사의 조언을 듣고 하는 것이 좋다. 간혹 필요 없는, 그리고 체질에 맞지 않는 것들을 지나치게 장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8. 한약을 먹으면 간장이나 신장이 나빠진다

한약 뿐 아니라, 입으로 투여되는 모든 약은 다 간이나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지 그것은 함부로 투약을 했을 경우의 이야기이다. 일부 양방의사들이 이런 이유로 해서 무조건 한약 복용을 금지시키고 있다고 하지만, 이것은 너무 지나친 편견이다. 그 의사들이 실제로 한의사들과 함께 진료에 임하며 관찰을 할 기회가 있다면 그런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쉽게 알게 될 것이다. 한약으로 간장이나 신장을 나빠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치료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실제로 한의과대학에서 발표되는 논문들이나 임상 보고들 가운데는 한약을 이용한 간장과 신장 질환 치료에 대해 우수한 효과가 있음을 보고하는 것들이 아주 많이 있다.

그러나, 간에 이상이 생길 경우 피로를 쉽게 느끼게 되고, 기운이 없으니까 스스로 처방하여 보약이라고 하는 약재들을 함부로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보약이라면서 어떤 약재를 어떻게 처방한 것인지도 모른 채 무조건 먹고 보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엔 정말로 간장이나 신장이 손상될 수도 있다.

9. 한약을 먹을 땐 가릴 음식이 많다

한약을 복용하면 가릴 음식이 너무 많아서 번거롭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가릴 음식들은 흔히 ‘계주저면(鷄酒猪麵)’이 대표적인데, 즉 닭고기, 술, 돼지고기, 밀가루 음식 등입니다. 여기에 커피, 숙주나물, 때로는 무 같은 채소에 이르기까지 정말 많다.
이런 금기 음식이 생긴 것은, 그 음식들의 성질이 너무 차거나 너무 덥거나 하여 소화나 한약의 효능에 영향을 주는 것을 염려한 때문이다. 즉, 소화에만 문제가 없다면 음식을 특별히 가릴 필요는 없다. 평소에 먹던 음식을 그대로 먹어도 되고, 단지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맵거나 짜거나 하는 등 자극적인 음식과 지나친 포식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10. 인삼, 녹용 등 보약은 누가 먹어도 좋다

인삼은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좋은 약재이다. 그런데, 간혹 이 약이 좋다고 해서 인삼을 마치 단순한 건강식품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인삼도 잘못 쓰면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인삼은, 속이 찬 사람에게는 비위의 기능을 높여주고 냉한 체질을 덥게 해 주는 효능이 있지만, 속이 더운 사람에게는 머리를 아프게 하거나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오르며 가슴이 답답해지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부작용은 홍삼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간혹 ‘인삼은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안되지만 홍삼은 먹어도 된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임상에서 홍삼의 부작용으로 보고되는 사례를 보면 인삼의 부작용 패턴과 거의 동일하다. ‘아무나 먹어도 부작용 없는 홍삼’이란 곧 홍삼이 아주 소량 밖에 함유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인삼, 홍삼이 잘 맞는 분은 꾸준히 달여 복용하면 건강에 좋지만, 이런 사람이라 하더라도 질병의 성격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한의사와 상담한 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개소주나 흑염소 등도 누구에게나 무조건 다 좋은 것은 아니므로 한의사의 조언을 듣고 판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한편, 흔히 한약으로 지은 보약은 아무나 먹어도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약은 처방의 종류가 대단히 많고, 개인에 따라 또 증상과 신체의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처방이 내려지게 된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겉보기에는 증상이 엇비슷해도 처방은 정반대의 성격이 있는 것으로 내려지기도 한다. 흔히 말하는 보약이라는 것에는, 크게 기(氣)나 혈(血), 그리고 음(陰)이나 양(陽)을 보하는 것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당시 각 개인이 보이는 증상과 체질에 따라 필요한 약재를 더하거나 빼게 된다. 따라서 보약이라고 해서 아무나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며, 한의사의 진단과 조언에 따라 복용해야 한다.

11. 한방 치료는 무조건 한 방에 나아야 한다

보통은 몸에 이상을 느끼면 일단 양방 병의원에 많이 간다. 그리고는 많은 검사를 한다. 많은 돈을 들여 정밀한 검사를 한 후에도 특별히 나쁜 곳은 없다든지 혹은 이 정도면 좀 두고봐도 된다든지 하는 진단을 받았는데도, 정작 본인은 불편함을 계속 호소하는 경우 대개는 한의원을 다시 찾게 된다.
그런데, 이런 분들이 대체로 한의원에 와서는 침 치료 한 두 번에 낫게 해달라고 한다. 특별한 문제는 없다는 진단을 받기 위해 많은 돈을 쓰고도 정작 내 몸의 변화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이제 정말로 내 몸에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돈이며 시간이며 속전속결을 원하는 것이다.

침 한 두 번에 나을 병이면 그런 검사를 했겠는가. 검사를 위해 들인 수고와 노력의 반 만큼만이라도 치료에 신경을 쓰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듯도 한데, 한약 처방 역시, 질병의 정도와 증상을 가지고 있던 기간에 상관없이 무조건 한 제 복용해서 안 나으면 치료를 중단하기 일쑤이다.
모든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마찬가지이지만,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을 정해 주치의로 삼고, 타 병원 치료를 원할 때에도 그 주치의와 먼저 상의를 하는 것이 여러 모로 손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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