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파동’이 전국에서 갖가지 피해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까진 무풍지대인 거제지역 방역체계가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해맞이 행사와 펭귄수영축제까지 취소되는 등 거제지역도 구제역 파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경남도는 김두관 지사 명의로 각별한 방역을 당부하는 서한문을 일간지 등에 냈고 거제시도 지난달 29일부터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했다. 반면 거가대교 등에서 방역이 미흡하고 거제대교에선 방역분무기가 파손되는 등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우려된다.

거제시에 따르면 구제역 위기 경보의 최고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비상방역체계가 강화됐다. 시는 지난달 29일부터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를 구성해 시장을 본부장으로 12개반 49명의 팀을 짜 행정과에 상황실을 운영중이다. 방역 통제소도 2개소에 뒀다. 1통제소는 거가대교 요금소에 설치했고 2통제소는 통영시 용남면 과적차량 검문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방역에 투입된 인원만 1000여명이다. 공무원 500명, 사역인부 400명, 거제축협 100명 등이다. 현재 구제역 피해 규모는 전국적으로 26개 시군 2201농가에 이른다.

전국에서 살처분된 가축 규모도 적잖다. 49만4000여두의 가축이 살처분 또는 매몰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제시는 841 농가에서 한우와 돼지, 염소, 사슴 등 1만199두로 방역대상이 집계되고 있다. 시는 축산농가 방역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독지원에 나서고 있다. 우제류 사육농가의 예찰을 1일 전화예찰 체제로 바꿨고 생석회 1만7000kg, 바로크린 1729리터 등 소독약품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공동방제단도 운영한다. 10개 면동에 15개 방제단(51명)을 꾸려 축사 안팎을 소독하고 있다. 차단방역과 초동대응 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거가대로 개통 이후 거제로 인파가 몰려들면서 방역체계가 뚫리는 게 아니냔 우려가 높다는 점이다.

새해 1일과 2일에는 거가대로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예측 통행량을 넘어서는 차량들이 오갔다. 시민 이모씨는 “2일 부산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 자동시스템으로 보이는 방역분무기가 요금소 쪽에 보였는데, 살펴보니 분무기가 작동되지 않고 있더라”고 우려를 표했다. 거제대교 쪽도 우려가 높긴 마찬가지. 농기센터에 따르면 신 거제대교와 옛 거제대교를 거치기 전인 용남면 검문소 앞 분무기는 과적차량이 들이받아 파손됐다는 것.

농기센터 관계자는 4일 “과적차량이 방역분무장치를 들이받아 파손됐다”면서 “정비업체가 곧바로 오지 못하고 있어 5일 오후쯤 정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방역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 관계자는 “최대한 방역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비상방역체계가 제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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