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도처에 잔존해 있는 ‘임진왜란 전적지’를 관광상품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포럼에서 최근 주창됐다. 조선수군이 첫 승전을 이뤄냈던 옥포를 포함해 거제지역 전적지가 열 곳이나 있다는 것이다. 변변한 안내표지 조차 없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같은 지적들은 지난 29일 오후 관광유람선 미남호에서 열린 ‘거제도와 진해만 일대 임진왜란 전적지 연구포럼’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전적지를 조사한 이봉수 작가(이순신이 싸운 바다 저자)는 이날 포럼에서 “거제도와 진해만 일대에는 실로 많은 전적지가 있다”면서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 작가는 “당시 지명으로 살펴보면 거제에는 송미포, 옥포, 영등포, 송진포, 견내량, 칠천도, 적도, 장문포, 율포, 칠천량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 일대는 임진왜란 전체를 통해 이순신 함대가 가장 많이 기동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장소에 대한 고찰이 그간 미흡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작가는 “임란 당시의 지명이 현재 어느 곳인지 정확히 고증해 안내표지를 세워 시민들에게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거제도 인근에는 3대 대첩 중 하나인 한산대첩도 있었던 만큼 관광산업 육성 기회로도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을 주도한 김영춘 에코투어 대표도 “거제시는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고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관광거제를 외치고 있으면서도 관광분야에서 중요한 축인 역사적 관점의 접근은 게을리 한 채 주체적 역할을 못해왔다”고 지적했다. 거제시의 적극적 관심도 촉구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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