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간 거제시에서 좋은 평판을 얻은 편은 아니었다. 공원 구역이란 이유로 별도의 입장료를 징수한다거나 단속에 치우친다든지, 별다른 정책 개발 등이 없는 등 정작 거제시와 시민들에게 친화력을 보여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이맘때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로 부임한 박기환 소장은 그 같은 문제점을 나름대로 인식한 듯 했다. 공단 스스로 변화된, 적극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올 한 해 다양한 분야에서 추진한 공단만의 실적은 박 소장의 리더십이 작동한 결과로 보인다. 그는 거제를 ‘보물 같은 섬’이라고 표현한다.

“거가대교가 곧 개통되지요. 중대한 시기예요. 거제는 보물과도 같은 섬입니다. 이런 천혜의 환경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면, ‘체류형 관광’을 정착시켜야 한다 봅니다.”

박 소장은 지리산공원관리공단 등에서도 근무했고 남해와, 태안반도에 이어 거제와 통영을 관할하는 동부사무소로 지난해 이맘때 부임했다. 태안반도에 지난 2007년 근무할 당시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피해가 발생했고 방제 작업에 눈 코 뜰 새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다 동부사무소 소장으로 부임했는데 올해에도 거제에서 기름유출사고가 발생했으니 그 심정이 오죽했을까. 다행히 태안반도의 피해규모에 비할 수준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고 돌이킨다. 태안반도에서의 학습효과 탓에 더 빨리 대응할 수 있었다는 점도 털어놨다.

“한려해상공원관리공단은 그간 주민들에게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지요. 단속만을 일삼는다는 비난이나 입장료 징수 부분에서 말입니다. 개선 시켜야 했어요.”

올 한 해 공단은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폈다. 도서지역 마을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특산물 판매장을 운영했다. 주민과 밀착하기 위해 ‘찾아가는 이동사무소’도 운영했다. 마을 이장단 회의에 박 소장과 간부 직원들이 꾸준히 참석한 것도 주민과의 원만한 소통을 위해서였다. 다른 유관기관들과도 교류를 넓혀갔다. 공원관리업무의 강점을 살려 생태관광탐방프로그램도 한 해 동안 스물 다섯 차례나 실시했다. 각급 학교들의 교사들에게 친환경 생태교육을 베풀기도 했다. 공단의 전문성을 최대화한 셈이다.

“할 건 해야 합니다. 제가 거제도 서이말을 찾았을 때, 군인들이 쉴만한 곳이 없다고 합디다. 그건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예산을 확보해 데크를 설치했지요.”

지난 2007년, 휴식년제 실시로 인해 20년 동안 출입이 차단된 학동 동백군락지 문제도 무조건 폐쇄할 게 아니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주민들과 함께 관련 부처를 찾아 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거가대교 개통에 대비한 거제의 관광 발전에 관심이 커보였다. 거제를 보물에 비유했으니 말이다. 박 소장은 ‘체류형 관광’을 거듭 강조했다. 길이라고 해서 시원시원하게 포장만 할 게 아니라 생태탐방로, 이른바 ‘둘레길’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도 그래서다. 머무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이었다.

“학동에 야영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남부면 일대에는 친환경적인 ‘에코하우스’를 시범 도입하도록 추진할 생각이에요. 우리 공단도 거제 관광 발전에 한 몫을 해야지요.”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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