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대도시와의 연결은 거제의 발전을 위해 쌍수로서 환영할 일이나 열악한 기반시설 때문에 여러가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거가대교의 개통은 시민생활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올 것이 분명해 보인다. 사전 준비 소홀을 탓하기보다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대비해 나가야 하겠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아득히 먼 기원전 3세기 로마인들은 그들이 정복한 영토를 로마와 도로로 직결시켰다. 일본의 유명 작가「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인들은 대로마가도(街道)를 구축함으로서 광활한 제국을 천년 넘게 유지할 수가 있었다고 하였다. 지혜로운 로마인들은 일찌기 교통인프라의 중요성을 간파한 것이다.

하늘이 주신 기회인지 근래에 들어 우리 거제에 대로마가도에 필적할 만한 초대형 국가사업들이 회자(膾炙)되고 있다. 거가대교 건설, 거제-마산간 연결도로건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거제연장, 대전-거제간 고속화철도건설, 가덕도 신공항건설 그리고 한·일해저터널건설 등이다. 이들 모두가 우리의 희망대로 완성된다면 거제시는 로마제국과 같이 무궁한 번영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내륙연결 사업은 로마시대의 가도(街道)와는 달라야 한다. 시대와 환경이 변한 만큼 이에 부합하는 연결이어야 한다. 즉 거제-내륙간의 연결은 교통접근성을 강화하는 기능 외에 우리 거제의 핵심산업인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국책사업은 국가적 목적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지역적 목적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거제-마산간 연결도로사업의 경우, 우리 거제민의 바램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막대한 사업비 때문인지 경제적 타당성을 이유로 전 해상구간을 해저터널로 건설 한다는 것이다. 관광측면을 고려한다면 터널은 교량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이렇게 되면 우리 거제로서는 또 하나의 세계적 관광명소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거제-마산간 연결도로사업은 현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전략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30대선도프로젝트 중의 하나다. 시행청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2009년 하반기에 자체 타당성조사를 수행하였다. 결과는 B/C=0.71(마산 로봇랜드 미반영시 0.69)로서 경제성이 비교적 낮게 나왔으며 2010년 9월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타당성조사를 다시 시행 중에 있다.

두 타당성조사 모두 해상구간은 해저터널을 전제하고 있다. 물론 사업비 때문이다. 본 해상구간은 고현-마산간과 고현-부산간을 연결하는 항로이므로 교량으로 대체할 경우 최대 180m 이상의 형하고(배 통과높이)를 가진 교량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리하여 교량으로 바꿀 경우 대략 4,000억원이 추가되는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잘 조화되는 아름다운 교량이 가설된다면 거제만 일대는 거가대교와 함께 세계적 관광명소로 거듭 날 것임에 틀림없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는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 재정사업은 경제성분석 결과만으로는 결정하지 않는다. 경제성을 포함하여 정책적평가(AHP: Analytic hierarchy process) 단계를 거친다. 다소 경제성이 미흡하드라도 정책적 목적이 분명하다면 시행가능하다.

따라서 지역적 관광산업의 부가가치가 얼마만큼 크다는 논리와 함께 교량건설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논리를 최대한 찾아내야 한다. 즉 노선변경 및 항로조정 등을 통하여 교량변경 방안을 찾되, 최대한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는 필자의 소견으로는 가능하리라 본다. 나아가 지역적 목적달성을 위해서는 정치적 접근도 병행해야 한다.

본 사업에 대한 관심은 마산지역에서도 우리 거제지역 못지않다. 마산측은 본사업과 연계하여 마산로봇랜드, 구산해양관광단지, 나포산업단지 등을 야심차게 구상하고 있다. 다행히 양 지역에는 정치적 인맥인프라가 풍부하다. 더구나 우리 거제는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 아닌가. 우리는 이렇게 풍부한 지역적 인맥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본 사업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금년 9월까지 타당성 검토를 완료하고 10월부터는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하여 2011년 말에 착공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정부가 시행하는 타당성 검토에 관광효과까지 포괄하는 정당한 논리개발과 함께 주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적극적 협조가 더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대적으로 중차대하니 만큼 우리 거제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뿌리를 같이하는 전 거제민의 화합을 끌어내야 한다. 이를 위한 책무가 1차적으로 누구에게 있다는 것을 시민들은 안다. 시간이 없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