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과도한 지방채 발행으로 1천억원대에 이르는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무비율로 따지면 경남에서 김해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 같은 결과는 김해연 도의원이 지난 27일 분석한 ‘경남도내 지방채 발행, 채무현황’에서 드러났다. 분석에 따르면 경상남도는 2009년 지방채 2,423억원을 발행했고 2007년과 비교하면 626%에 이른다. 지방채를 총예산과 대비할 경우 김해시는 28.04%, 거제시는 21.3%로 다른 지자체에 비해 압도적 우위(?)다. 특히 경남도는 물론이고 각 기초지자체는 6.2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해 지방채 발행이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연 의원은 몇 달 전 불거진 경기 성남시의 모라토리엄 선언(지불 유예)을 상기시키며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으로 경남도와 각 시군의 재정 위기는 현재 심각한 상황이며 결코 안전지대만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분석은 올 8월31일 기준으로 경남도의 경우 1997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7,893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고, 도로사업과 거가대교 건설사업 등 명목이었으나 채무 상환은 652억원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거제시의 경우 지방채 발행 총액은 1,140억8,000만원이다. 거가대교 건설사업, 쓰레기소각시설 설치사업, 가조연륙교 가설공사, 시청 복리동 신축, 장승포하수종말처리장 건설 등을 위해 대부분 발행됐다. 비교적 가장 먼저 준공된 문화예술회관과 옥포종합복지관도 각각 15억여원과 1억여원의 빚이 여전히 남은 상태다. 남은 채무액은 1,002억7,900만원이다. 거제는 예산 대비 채무액이 10% 이상인 자치단체 중 두 번째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2009년에 지방채 발행이 남발됐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시기 지방채는 경남도가 전체 채무액의 33.4%인 2423억원, 창원시가 39.6%인 815억원, 김해시가 23.1%인 620억원, 양산시는 35.1%인 395억원, 통영시가 56%인 190억원, 하동군 172억원, 거제시 148억원, 남해군 125억원 순으로 발행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방채 발행은 도로개설이 장기화할 경우 땅값이 크게 오르는 것을 막고 수해 대비와 위험지 정비 등 긴급예산 투입 등에 매우 효과적인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적정한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발행하는 지방채는 결국 지자체가 미래에서 차용해 오는 빚이고 재정부실화가 유발된다는 점에서 자제되고 통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해연 의원은 "지방채무의 증가원인은 단체장의 의지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면서 "경남도와 각 시군에서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수년 안에 파산하는 지자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지급액은 고정비로 계속 증가하는 셈이어서 세원 감소로 돌아오게 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자치단체는 지방채 발행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비 및 도비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무리한 숙원사업 추진을 자제해야 한다”며 “자주재원 확보를 통해 지방세수를 확대하고 일회성, 선심성 예산 편성을 억제하고 중기지방재정계획과 투융자 심사 기준을 강화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전의승 기자  zes2001@naver.com

<저작권자 © 새거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