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전제로 기성금 6백여억원 받아
거제시민 8백여명 '대우건설 약속이행' 촉구 궐기대회

오비만 침매함 제작장 이전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대우건설을 주 사업체로 국내 8개 건설회사가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거가대교 건설주체인 GK해상도로(주)가 1단계 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할 당시 제작장 조성 위치를「오비리」로 해 거가대교 건설조합으로부터 승인 받았고, 이를 근거로 지난해 말 선급금 6백억여원을 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GK 측이 침매함 제작장 조성 위치를 오비만에서 통영 안정 공단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거제시에 밝힌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대우건설과 GK가 포기 의사를 교묘히 숨겨 거제시를 우롱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지난 14일 GK와 대우건설에 대한 법적대응 등 모든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힌 실무대책위(위원장 박동철)와 거제시민들도 26일 도청 앞에서 대우건설의 부도덕성을 성토하며 규탄대회를 갖는 등 파문은 법정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승인따로 설치따로는 이율배반

GK 측은 지난해 11월25일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민간투자사업 제1단계 실시계획승인을 거가대교 건설조합에 신청했다. 그런데 신청할 당시 침매함 제작장 위치는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로 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접한 거제시는 11월30일 거가대교 건설조합에 승인 보류를 요청했다. GK측이 침매함 제작장 위치로 오비만 대신 통영 안정공단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오비리로 승인이 된다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이에따라 제작장 조성 위치가 결정된 후 그곳으로 승인이 돼야 한다며 제작장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승인을 보류해 줄 것을 조합에 공식 요청했다.

건설조합은 이 같은 거제시의 보류 요청에 12월2일 거제시의 공문사본과 거제시가 첨부물로 보낸 GK 측의 사업포기 의사표명 공문사본 1부를 GK측에 보냈다. 침매함 제작장과 관련 GK의 확고한 방침을 12월6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

이에 GK는 12월4일 『제작장 위치선정은 시공사업단이 거제시와 협의해 결정할 문제로 양자간 많은 협의과정이 필요하며 어떤 경우든 양자간의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사항으로 판단된다』고 회신했다.

조합은 12월9일 제작장 조성 위치에 대한 진의있는 의사를 밝혀달라고 재차 요구, GK는 거제시에 포기의사를 표명한 지난해 11월 5일 이전 문서와 서류를 근거로 『제작장 개발안 확정단계에서도 거제시와 시공사업단과의 많은 현안이 있었으나 양자 합의하에 해결됐으며 제작장 개발에 대한 이견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검토가 이뤄져야 할 문제』라고 통보했다.

조합은 GK의 이 회신을 근거로 승인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 1단계 실시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오비 포기 알고도 승인한 것은 특혜"

문제는 GK 측이 대외적으로 침매함 제작장 통영 이전을 기정 사실화 해놓고도 포기 의사를 밝히기 전 사항들을 근거로 실시계획승인을 요청한데다, 이 같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건설조합이 어떻게 승인 할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거제시가 제작장 이전 논란이 해결된 이후 승인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조합이 막판에 이를 배제한 채 GK의 요구를 수용해 실시계획을 승인하고 선급금 6백억여원을 지급한 것은 명백한 특혜라는 의혹이다.

특히 실시계획승인을 신청하기 앞서 오비 침매함 제작장을 포기하겠다고 통보한 GK와, 이미 거제사무실을 닫고 안정공단에 임시사무실을 마련한 대우건설이 제작장 위치를 「연초면 오비리」로 해 승인 받은 것은 선급금을 우선 타내기 위한 노림수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 약속 지켜라"

한편, 오비 침매함 제작장 관련 특별실무대책위(위원장 박동철)와 윤종만 거제시의회 의장 등 거제시의원 및 거제시민 8백여명은 지난 26일 오후 2시 도청 앞 잔디광장에서 「오비침매함 제작장 건설이행 촉구 및 대우건설 규탄 거제시민 궐기대회」를 갖고, 당초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전세버스 17대에 나눠타고 궐기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대우건설이 오비 침매함 제작장 설치 공사를 갑자기 그만두겠다는 것은 19만 거제시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규탄하며 공개 사과와 재협상을 요구했다.

박동철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대우건설은 권력에 빌붙어 19만 거제시민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대우건설이 기업양심을 회복할 때까지 대우건설 본사는 물론 정부청사 앞에서 단식농성도 불사하겠다』며 『시민들의 단합된 힘으로 오비침매함 제작장을 지켜내자』고 역설했다.

시민들은 특히 『GK와 대우건설이 침매함 제작장을 통영 안정공단으로 옮겨갈 경우 7백14억원의 거가대교 건설 거제시 부담분 납부거부 및 거가대교 사업구간 공사 중단 등의 실력행사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GK와 대우건설로부터 일체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하고 거제시와의 협의에 성실히 임할 것을 경남도에 요구하기도 했다.

거제시의원들도 이날 시민들과 함께 했다. 윤종만 의장은 성명을 통해 『대우건설은 언론 등을 통해 거제시민을 우롱하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오비침매터널 제작장 설치공사를 즉시 시행하라』며 『정부, 건설조합, 경남도는 제작장 이전을 옹호하는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오비 제작장의 조속한 시공과 함께 경남도지사는 거제시민이 납득할 만한 가시적인 대책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규탄대회에 이어 시민들은 오후 3시께 김태호 경남도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도청 진입을 시도, 1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했으나 김 지사가 진주시와 고성군을 방문중이어서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기호 도의원과의 전화 통화에서 김 지사는 대책위와 조만간 면담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침매함 제작장 이전 논란 일지

2002.11.04: 대우건설, 거제시에 오비일반지방산업단지 지정 요청
2003.10.14: 산업단지 및 사업시행자 지정고시
2004.04.30: 경남도, 오비일반지방산업단지 실시계획 승인
2004.05.18: 마산지방해수청, 항만사업 실시계획승인
2004.07.03: 손실보상 위한 위,수탁 협약 체결
2004.08.23: 보상 감정평가 실시
2004.10.20: 보상(토지 및 지장물) 소요자금 입금요청(91억여원)
2004.11.05: GK시공사업단장, 거제시에 침매함 제작장 개발 관련 포기의향 전달
2004.11.23: 대우건설, 거제사무실 폐쇄 및 안정공단 임시사무실 마련
2004.11.25: GK, 거가대교 건설조합에 제1단계 실시계획승인 신청
2004.11.29: 박세흠 대우건설 사장, 김한겸 거제시장에게 공기 지연 등 이유로 사업 추진 난색 표명
2004.11.30: 거제시, 거가대교 건설조합에 승인 보류 요청(침매함 제작장 문제 해결될 때까지 보류 요구)
2004.12.02: 건설조합, GK에 12월 2일 침매함 제작장 관련 확고한 방침 제출 요구
2004.12.04: GK, 제작장 위치선정은 거제시와 많은 협의과정 필요 및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회신
2004.12.09: 11월5일 이전 문서와 서류를 근거로 제작장 관련 이견은 지속적인 협의 통해 검토 할 문제라는 GK 통보에 건설조합, 1단계 실시계획 승인(제작장 위치=연초면 오비리)
2004.12.24: 경남도 주관 거제시, GK 협의(市, GK에 요구조건 요청)
2004.12.28: GK, 6개 요구조항 통보
2005.01.05: 거제시, 요구조건 조정 및 재협의 위한 경남도 중재 요청
2005.01.14: GK, 경남도 주관 재협의에서 '요구조건 조정 불가' 입장
2005.01.26: 거제시민 8백여명, 도청 앞 '대우건설 규탄궐기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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