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운/KFG 경남BO 부지점장, 재무설계사

퀴즈하나! 뺑소니·무보험차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다른 보상수단이 전혀 없을 경우 최소한의 구제를 위해 1억원 한도 내에서 일정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무엇이라고 할까요?
정답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 사업 또는 정부보장사업이라고 한다.

매년 뺑소니사고로 인한 피해자 수는 약 5000여명. 무보험 차량으로 인한 사고도 약 6000건 이상이며 그 피해액만도 연간 합산 600억원 가량이 된다.

더구나 그 피해자가 저소득층이나 어린이 혹은 노약자일 경우 그 사정을 듣기란 차라리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1978년 이후 자동차 손해배상 보장사업을 통해 기금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우리가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자동차 책임보험의 약 3.4%는 그러한 정부보장사업의 기금으로 각 보험회사로부터 원천징수하여 뺑소니, 무보험차 사고 피해자에게 다양한 혜택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재활보조금, 생활자금 대출, 장학금, 피부양 보조금 등 사고로 부모가 중증장애인 또는 사망한 경우, 유자녀들을 지원하는 일을 포함한다. 금액은 매월 20만원선으로 미약하지만 2001∼2008년 통계자료는 연평균 1만여명에게 약 600억원 정도 지출하고 있다.

최근 2010년 2월부터는 조금 더 확대된 어린자녀의 사회진출을 지원하는 ‘자립 지원금’의 명목도 시행되었다. 또한 지난 4월초엔 자동차사고 후유장애인을 위한 전문의료재활시설을 경기도 양평에 2014년 개원 후 운영할 가톨릭병원도 선정하였다.

피해보상 받기가 막막한 뺑소니, 무보험차 사고 피해자들에게 노력하는 정부의 지원사업이 기특할 만도 하다. 하지만 위의 계획은 벌써 5년 전부터 공표되었고 그 지원 폭도 현재의 소비물가에 비하면 주는 손도 부끄러울 것 같다.

한편 책임 보험료의 3.4%를 징수하여 매년 정부보장사업 분담금 명목으로 거두어 들인 분담금의 사용과 운용의 투명성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2006년에는 그러한 분담금이 잉여금으로 남다보니 책임보험료를 인하하기도 했었고 이후 적립된 잉여금이 어느 정도인지 알기 어렵다. 결국 정부보장사업은 현재 13개 손해보험사가 정부의 역할을 대신해 위 내용의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보험사는 매년 적자난을 이유로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고 있는데 보험료 중에서 사업비로 빠지는 부가보험료에 대해서는 뭐라 이야기할까. 또한 최근에 몇몇 신문에서 보험사 과장급 이상 직원에게 성과급으로 인당 합산 약 1000만원 가량을 지급한 잔치소식은 과연 당장 또 오를 자동차 보험료의 인상이 얄밉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보험을 잘 가입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어쩔 수 없지만 그나마 민영 보험 중에서 새어나가는 돈이 적은 편이고 크고 중대한 위험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비책이니 말이다.

필자 역시 대인 손해사정사로서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다 보면 한국의 경우만큼 자동차 보험 혜택이 폭넓고 관대한 나라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보험범죄의 85% 가량이 자동차 보험 사기에서 파생되고 있는 현실이다. ‘나이롱 환자’라는 닉네임도 있지 않은가.

게다가 캐나다에서 자동차 보험을 가입한 경험이 있는데 거의 비슷한 조건에 보험료가 한국의 딱 두배 가 되는 걸 보고 손이 떨리던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강제 보험인 책임보험조차도 가입하지 않은 투철한 무대뽀(?) 정신의 자동차가 100만대, 전체의 6%라고 한다.

다행히 가족 중의 일원이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고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라는 담보를 가입하고 있으면 본인, 부모, 배우자, 자녀에 한해 그 혜택을 볼 수 있다. 차에 탑승하고 있든 도로 위를 보행 중이던지 말이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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