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거제시의회 수장 자리를 둘러싼 재선 급 선량(選良)들의 ‘입질’이 본격화된 가운데 의장의 권한과 혜택에도 관심이 쏠린다. 의회의 ‘얼굴’인 의장에겐 어떤 ‘채찍’과 ‘당근’이 주어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방면에 걸쳐 강력한 ‘권리’와 ‘권력’을 지니고, 그 범위 또한 의회 전반을 두루 아우를 만큼 넓다. 사실상 의회 안에선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 더욱이 평의원은 물론 각 상임위원장, 부의장과도 확연히 차별화되는 ‘대접’을 받는다.

의회 권력의 ‘정점’ 의장
지방자치법 및 <지방의회운영> 책자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장은 △의회대표권 △의사정리권 △질서유지권 △의회사무처리 및 감독권 △의장경유권 △위원회 출석발언권 등 크게 6가지 권한을 갖는다.

의회대표권은 말 그대로 의회를 대표하는 권한이다. 집행부나 외부기관 등에 대한 의회 의견을 표시하거나 공문을 발송할 때 의장 명의로 하게 되는 이유다.
집회요구 공고권, 의결된 의안의 단체장 이송권, 집행기관 및 관계공무원에 대한 보고·자료·출석요구 이송권, 단체장에게 질문할 의원의 질문요지서 통지권 등도 뒤따른다.

의장에겐 능률적이고 합리적인 의회운영을 위해 광범위한 ‘의사정리권’이 부여된다. 이 권한은 ‘회의진행 지휘권’이라고도 불리는데 회의 시작부터 종료까지 전 과정에 걸쳐 의사정리에 관한 권한을 가지는 걸 뜻한다.
의장의 의사정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는 개의선포, 의사일정 작성과 협의, 회의 산회·중지 선포, 비공개회의 등 간단한 회의진행 관련 사항 제의, 의안의 위원회 회부 및 심사기간 지정, 발언 허가·조정, 표결 선포, 회의록 서명·날인 등이 대표적이다.

질서유지권은 의원이 지방자치법이나 회의규칙을 위반해 회의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 이를 경고·제지한 뒤 발언을 취소하게 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에 응하지 않을 땐 발언금지나 퇴장시킬 수 있고, 회의진행이 불가능한 경우엔 그날 회의를 중지 또는 산회할 수 있다.

방청인 역시 마찬가지. 의장은 방청권을 발행하며, 방청석이 소란한 경우 방청인의 강제퇴장 조치, 경호권 발동 등도 가능하다.

이와 함께 의장은 의회의 대표자, 의사정리자, 질서유지권자로서 당해 지방의회의 사무를 처리하고, 지휘·감독할 ‘힘’도 갖고 있다.

의장경유권은 지방의회 위원회가 일정한 행위를 할 때 의장을 거치도록 되어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위원회에서 집행기관에 대한 서류제출 요구, 공무원 출석 요구, 행정사무감사·조사 때 보고·서류제출·증인출석 요구 및 현지 확인 통보는 의장을 경유(經由)해야 하는 것.

여기서 ‘경유’는 ‘승인’의 개념이 아니어서 경유하는 사항에 대해 심사할 권한은 없지만 경유 사항에 의문이 있거나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 경유를 요청한 위원장에게 질의, 의견제시 등을 할 수 있다.

의장은 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할 수 있는 권리도 갖는다. 의회를 대표하기 때문에 각 위원회에 참석, 원활한 의회운영과 합리적인 안건심의를 도모하기 위한 '장치'라는 설명이다.

단체장 버금가는 예우는 ‘옵션’
다양한 권한과 함께 의장이 받는 혜택 역시 짭짤하다. 자치단체장 버금가는 예우에서부터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용돈’까지 부수적인 것들이 적지 않은 것.

자동차를 예로 들 경우 일반 의원이 상당수 편의장치가 빠진 ‘기본형’ 모델이라면 의장은 그야말로 최상급 ‘풀 옵션’인 셈이다.

본회의장 ‘상석’(上席)을 차지하게 되면 우선 평의원이나 상임위원장과는 ‘격’이 다른 대접을 받는다. 부속실이 딸린 제법 널찍한 의장 집무실이 제공되고, 현재 거제시장 관용차와 같은 모델의 의전차량(체어맨 cm400s)도 타고 다닐 수 있다.

의장의 ‘특별대우’는 해외연수를 갈 경우에도 적용된다.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부의장과 함께 250만원까지 여비가 지원되는 것. 반면 평의원은 180만원 한도 내에서 책정할 수 있다.

수입 또한 달라진다. ‘의정비’는 타 의원과 동일하게 책정돼 있으나 매월 별도의 ‘업무추진비’로 231만원이 나온다. 부의장(115만원)과 상임위원장(75만원)도 같은 용도의 돈을 받지만 ‘규모’에선 의장이 단연 앞선다.

아울러 의장은 1인 의결기관인 의회 전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각종 행사에 외빈으로 참석, 축사를 하는 경우도 잦다. 특히 동네 경로당 개소식처럼 소규모 행사에서부터 ‘시민의 날’ 기념식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이벤트, 축제에 이르기까지 어지간한 자리엔 거의 빠짐없이 초청을 받는다.

이동열 기자  coda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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