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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선거, 하려면 제대로 하라

전의승
/취재기자
바야흐로 다시 선거철이다. 거제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던 2003년 4.24 재·보궐 선거부터 필자가 지방선거 취재에 합류했으니 두 번의 총선과 도의원 보선, 앞서 또 한 번의 지방선거와 올해 지방선거까지, 여기다 각종 조합장 선거 등 숱한 선거 현장을 관망했던 때가 두 손을 꼽아도 모자랄 것 같다. ‘공명선거’ 다짐은 ‘공염불’이 될 때가 제법 있었고 일부 후보들의 갈등 양상은 비정한 정치세계의 단면을 보여주듯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그 씁쓸함이 선거 초반부터 재연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도의원 2선거구’에서 빚어진 현상을 두고 하는 얘기다. 한나라당 공천이 유력한 김병원 예비후보는 ‘정책대결’을 표방하며 김해연 도의원의 과거와 현재를 비판(?)하고 나섰다. 일종의 ‘네거티브’ 전략이다. ‘진흙탕 선거’로 표현되는 네거티브 방식은, 당사자는 물론 유권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소지가 적잖은 탓에 지양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지양하란 법은 없다. 선거 전문가들은 네거티브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보다 유능한 후보를 가릴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말한다. 단, 신중함과 분별력을 갖추고 시의적절하면서도 명민한 접근이 선행돼야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김 예비후보가 김 의원을 타깃으로 내놓은 일련의 내용들은 ‘적절한 네거티브’는 커녕, ‘엉성한 네거티브’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 의원의 반론에 대한 재반론 내용들도 마찬가지다.

‘거가대교 통행료 문제’부터 짚자. 부산시가 민자사업체인 GK해상도로(주)와의 약정을 근거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보니 1만3000원대가 추정됐고 지난 2월1일 부산시의회에 보고됐다. 이에 김 의원은 전국 민자사업 도로 현황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재정지원의 형평성을 재고하는 동시에 민자사업체 특혜성을 지적하며 7000원대 이하로 낮추기 위한 통행료 재산정 작업과 협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의원의 견해가 회자되자 김 후보 측은 민자사업체의 문제점을 내세우며 6000원 수준이 적정하다는 취지로 시민대책위 참여를 김 의원에게 당부했다. 이 정도 주장이었다면 양호했을 터다. 도의원 직분을 이용해 대우건설의 거가대교 홍보에 지역주민을 ‘동원’했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왜 동원인지는 이 주장에서 설명되지 않는다. 재반론에서도 특혜성을 재차 거론하며 ‘건설업자의 꼭두각시’ 운운하는 표현을 했다. 이쯤하면 명예훼손 건이 될 수 있다.

나름의 분석을 통해 민자사업체의 특혜성을 지적하고 통행료의 면밀한 재산정을 주장하는 상대 후보에게 근거가 빠진 저열한 비난을 끼워 공격한 셈이다. 이러니 상대도 발끈할 수 밖에 없다.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던 김 의원은 공개토론을 제의했다. 정치 신인이 재선 시의원 경력에 현직 도의원인 중견 정치인을 공개토론장까지 끌고 나왔으니 성공이라면 성공인 걸까?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심경을 생각해도 과연 그럴지는 의문이다.

오비산업단지 문제도 그렇다. 당초 목적과는 달리 대우건설이 다른 대기업에 ‘일괄불법분양’을 시도하다 들통난 이 사안은 김 후보의 주장처럼 대승적으로 처리할 사안이 아니었다. 관점의 차이로 접근할 사안은 더더욱 아니다. 더도 덜도 아닌 ‘원칙의 문제’란 얘기다. 조선기자재 업체 집적화라는 당초 목적과 분양 방식 및 가격 결정 등 갖가지 행정 절차를 깡그리 무시한 일괄분양 행위는 대우건설 스스로도 무리수였음을 시인한 사안이다.

분양 수요자로 참여했던 대기업이 속병만 앓고 있다는 주장도 개연성이 부족하다. 이 회사 모 간부의 말을 옮기자면, 이 회사에게 분양이 무산됐다 해서 눈에 띄는 손실이 발생한 것도 아니다. 이 회사가 곳곳에 공장용지 확충을 가시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조선기자재 업체들의 산발적 입주보다 대기업 입주가 지역경제에 더 보탬이 될 것 같다는 당시 오비 인근 주민들의 소박한 여론이 차라리 설득력을 얻는다.

정황이 이런데도 불법행위를 바로잡은 정치인에게 쏟아내는 얘기들이란 게 원색적이기 이를데 없다. ‘개인적 공명심에 사로잡힌 한 도의원이 멈춰야 할 때를 모르고 대안 없이 대우건설 등과 공무원들을 도둑놈으로 몰고 간 사건’이라고 재차 주장하고 있다. 멈춰야 할 때를 모르는 쪽이 어디인지 되묻고 싶을 정도다. 이렇듯 불필요한 감정싸움으로 치달은 끝에서야 김 의원의 4년 전 공약에 대한 비판을 들고 나왔다. 애당초 거론했어야 할 문제다.

네거티브에도 품격이 요구된다. 상당한 근거와 치밀한 논리로 무장된 네거티브는 적절한 선거전략으로 구사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는 자명하다. 엉성한 네거티브는 오해와 불신, 역풍을 유발할 뿐이다. 여야 정치권의 ‘삽질’에 가뜩이나 냉소적인 유권자들의 등을 지방선거에서도 떠밀 참인가. 김 후보 측 캠프에 권한다. 정치 분야 베테랑 기자가 쓴 ‘네거티브 전쟁, 진흙탕 선거의 전략과 기술’이란 책의 일독을.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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