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운 /KFG 경남BO 부지점장 재무설계사

지난 주 아침에 라디오를 켜고 운전을 하고 있었다. 문득 생활 경제라는 제목의 라디오 프로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는데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 몇 가지를 찾아보았다.

우선 이런저런 이유로 대출을 받고 있다면 고려해 볼 만한 것인데 좀 더 낮은 금리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금리 대출을 받고 있다면 저금리 대출로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방법중 하나는 한국자산관리 공사(KAMCO)의 전환대출이라는 것이 있다. 대부업체나 저축은행 등에서 연 20%가 넘는 높은 금리로 빌린 대출이라면 3000만원 한도까지 평균금리가 12%정도인 저금리 대출로 바꿔서 대출을 갚아 나갈 수 있다.

이 대출 상품의 경우 작년까지는 신용등급이 7등급에서 10등급까지인 낮은 신용자등급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6등급까지 확대되어 가입 폭이 좀 더 넓어졌다. 하지만 조건이 몇 가지 있는데 1인당 1회까지 이용할 수 있고, 연소득 4천만원을 초과하는 고소득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른 상품으로는 금융감독원이 후원하는 "한국이지론" 이 있다. 최고 연49%에 이르는 제2금융권 대출을 연30% 안팎으로 낮춰준다. 이 대출상품의 경우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어서 'KAMCO'의 대출을 이용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다소 까다로워 '해봤자 안될꺼야~' 보다는 전환대출의 문을 한번 두드려 보는 것도 시도해 볼 만 하다.

다음은 노후를 대비해서 가입한 연금저축의 수익률이 낮아지다 보니 생긴 불만에 대한 고민이다. 한국의 40~50대 봉급생활자 5명 중 1명이 가입하는 대표적인 상품이지만 수익률이 너무 낮아 불만 혹은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수익률이 낮아서 혹은 고객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계약이전제도’를 검토해 볼 수도 있다.
'계약이전제도'란 연금저축을 가입한 기관을 바꾸는 것을 말하는데 예컨데 A은행에서 B은행으로 또는 C은행에서 D증권사 등으로 갈아타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다른 금융회사 상품으로 갈아타도 소득공제혜택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다만 금융회사를 옮길 때 수수료는 2~3만원 정도 소요될 수도 있고 만약 보험회사에 가입한 연금의 경우에는 납입원금이 아닌 해약금을 기준으로 이전되다보니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더구나 가입 시기나 상품별로 가입자 상태에 따라 이전이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또 하나 주택청약종합저축이 880만이 넘어 곧 1000만명의 가입자를 앞두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존의 청약 저축가입자들은 '나도 갈아타야 되는지' 고민이다. 지난해 새로 출시된 청약종합저축은 기존의 청약 저축·예금·부금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상품이다. 기존의 경우에는 무주택가구주여야 하는 등 상대적으로 가입문턱이 높았으나 종합저축의 경우 소유여부나 연령에 상관없이 한 사람당 하나씩 가입할 수 있고 공공, 임대·민영주택의 청약자격이 몽땅 주어져서 '만능 통장'이란 별명도 주어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존의 청약 통장에 가입해서 이미 1순위를 확보하고 있다면 굳이 새 통장을 만들 필요가 없다. 새 통장으로 갈아타게 되면 기존통장의 가입기간과 금액을 인정받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다시 3순위부터 출발하게 되므로 아무래도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청약 예금이나 청약 부금을 가입했으나 가입기간이 2년 미만이라면 갈아타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어차피 2년 미만이라 1순위가 안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CMA계좌가 1000만개를 넘었다.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까? CMA계좌가 많이 늘어난 이유는 월급통장을 은행에서 증권사 CMA계좌로 옮기면 하루에도 이자가 붙는다는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본 듯하다. 보통 은행의 이자보다 최대 30배 이상 높다는 혜택은 많은 알뜰족의 입맛을 다시게 했다.

이렇듯 고금리 혜택은 CMA의 최고 무기이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해 주택 담보대출을 고려하는 상황이라면 은행의 월급통장을 바꾸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은행에서 대출관련 심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월급 통장 거래이기 때문이다. 은행의 월급통장을 성실하고 꾸준하게 유지해온 고객이라면 대출 받을 때 대출이자를 0.2%정도 감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CMA의 이자혜택이 아쉽다면 다소 번거롭더라도 월급통장에 들어온 돈을 바로 CMA로 넣어서 예금이자를 노려보는 수고를 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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