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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직필정론의 아전인수격 보도- 독봉산 자연공원해제 논란에 부쳐

전의승
/취재 기자
김한겸 시장의 땅이 포함돼 시끌해졌던 ‘독봉산 자연공원해제’를 두고 모 인터넷신문의 보도가 의기양양하다. ‘해제 타당성의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의 땅은 해제계획에서 뺄 것을 지시했다’고 김 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직후, 시장 땅이 포함된 개발예정지가 도시계획심의위 표결로 배제된 결과를 내세우며 ‘시장인 내가 내 땅 풀겠다는데…’라는 제목의 당초 기사가 왜 ‘오보’냐고 강변한다. ‘오보’였다고 보도한 본지에 대해 ‘팩트(fact·사실)를 이해 못했거나,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는 또 다른 ‘추측’까지 곁들였다.

팩트, 따져보자. 진원지는 이상문 거제시의원이 먼저다. 이 의원은 11일 본회의에서 여러 이유를 들어 독봉산 공원해제를 재검토하라는 의견을 냈다. 환경성평가 문제 등 몇몇 이유가 있었고 시장 땅이 포함된 사실도 함께 문제 삼았다. 여기까지, 소위 ‘팩트’다. 그런데 모 인터넷신문은 대뜸 ‘시장인 내가 내 땅 풀겠다는데…’라는 제목을 달아 김 시장의 일부 부지가 다른 용도로 변경돼 있는 것도 ‘드러났다’고까지 표현했다. ‘시장이 의도적으로 공원해제를 꾀하며, 시장이 개입해 일부 부지도 벌써 바꿔 놨다’는 뉘앙스다.

이 기사와 김 시장의 반박 기자회견에서 나온 내용은 사뭇 다르다. 변경된 부지는 시장 재임 이전인 1977년과 2001년에 각각 자연녹지와 1종주거지로 바뀌어 있던 곳이다. 그러나 모 인터넷신문은 이 사안에 접근할 때 중요한 ‘팩트’인 이 변경 시기를 당초 기사에서 빠트린 채 ‘드러났다’는 표현만으로 갈음했다. 독자는 ‘드러났다’는 표현에서 관련주체의 잘못된 의도가 ‘현재 몰래 진행중이거나, 권력을 남용한 것’으로 이해하게 되는데도 말이다. 도시계획심의위 결정 이후 논평에선 시장이 의도한 게 맞다고 다시 못 박아놨다.

거제시장 명의로 시의회에 계획이 상정됐기에 ‘시장인 내가 내 땅 풀기 위해’ 행정절차를 밟은 게 사실이라는 추측이다. 갖다 붙이기 참, 쉽다. 통상적인 공문 처리 과정을 제쳐두더라도 시장 명의 공문만을 두고 의도성을 ‘확신’할 수 있는 것일까. 도시계획심의위 결정은 시장 땅 포함 문제 외에도 공원개발가치나 공익적 계획 미흡 등 여러 고민들이 고려된 결과였다. 심의위 최종 결론이 입맛에 맞다 해서 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이래도 내 기사가 오보냐’라고 논평까지 내는 걸 보면 ‘아전인수’라는 사자성어가 적확해 보인다.

다시 정리하면 이렇다. 이상문 의원이 독봉산 개발예정지에 시장 땅도 있고 환경성평가 문제 등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며 해제 재검토를 주문하자 시장 땅 일부의 용도변경 시기 등에 대한 확인 또는 거론 없이 시장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땅을 일부 해제했고 나머지도 풀려한다는 뉘앙스의 추측 기사, 이에 발끈한 시장이 반박 회견을 통해 변경 시기를 확인시킨 뒤 해제계획에서 자신의 나머지 땅을 뺀다는 방침 시사, 심의위의 장시간 회의와 표결까지 간 끝에 시장 땅이 포함된 개발예정지와 공공청사 예정부지 모두 제외, 이게 팩트다.

공직자 땅 포함 문제를 부적절하다 볼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오이밭, 신발 끈 매지 마라’는 속담도 있듯, 특혜 논란을 감안해 시장 스스로 이번 사안을 먼저 챙겼어야 했다는 지적이 있다. 공익을 좇는 합리적 도시계획을 전제로 할 때, 공직자 땅이 포함된 게 문제될 건 없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다. 찬반이 팽팽했던 심의위 표결 내용과 함께 이번 논란에 투영된 시각은 여러가지였고 이처럼 민감한 사안에는 의혹 제기에 앞서, 보다 정확한 취재와 객관적 보도가 요구된다. 당사자 개입을 확신할 수 없는 마당에 ‘감’으로 뭉뚱그린 추측 기사를 그래서 ‘오보’라 부른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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