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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없이 만든 조례 거제시 잡을라

배종근
/본지 취재부장
27일에 있을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 위탁자 선정과 관련한 거제시의 행정을 보면 씁쓸함을 금할 수 없다.
조례 초안을 만들었을 부서 관계자, 이를 검토하고 동의한 시의회 의원들, 그리고 이번 공모에 참여한 시설관리공단 등 모두가 총체적으로 안일함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에 참여한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조계종측에서 시설관리공단이 위탁자로 확정되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위탁자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에 보면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 조례 4조 1항에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 조례를 중용하면 거제시시설관리공단은 그 정체성을 놓고 한바탕 설전을 벌일 수밖에 없어진다.

시설관리공단을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으로 볼 근거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는 조계종측에서도 이미 법률자문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볼 때 우선 가장 먼저 지탄 받아야 할 사람은 관련 조례를 기안한 거제시 담당부서 관계자일 것이다. 시설관리공단 산하 복지관에 우수한 인력들이 넘쳐난다는 사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고, 상위법만 존중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시설의 설치) 5항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시설은 필요한 경우 사회복지법인 또는 비영리법인에게 위탁하여 운영하게 할 수 있다’는 조항을 그대로 따랐다.

거제시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고민을 해본 흔적도 없다. 다른 지역 복지관들이 시설관리공단 산하 복지관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운영능력이 뛰어난 거제시의 훌륭한 자산을 감안하지 않았다. 시설관리공단의 활용도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면 조례가 조금 바뀔 수 있었을 것이다. 단서조항이나 부칙 등을 통해 시설관리공단이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을 것이다.

이처럼 고민도 없이 만들어진 조례를 거제시의회 의원들은 문제점 하나 지적하지 않고 그대로 승인했다.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이 개관하면 운영은 당연히 시설관리공단에서 해야 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할 것인데 시설관리공단이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에 속하는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런 의구심을 가진 의원은 없었던 듯하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못하는 조례 제정이라서 그랬는지 소리 소문 하나 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거제시시설관리공단은 당당히 위탁자 공모에 나섰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사회복지법인이라고 파악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비영리법인이라고 보는 것인지.

영리·비영리 시설 및 사업이 공존하는 시설관리공단의 특성을 떠나 시설관리공단 설치 및 운영조례 18조 1항만 고려하더라도 시설관리공단은 참여가 수탁자 모집 참여가 불가능해진다.

이 조례에서는 '법령이나 개별조례에서 공단에 위탁관리·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한 시설물 중 시장이 정하는 시설물의 관리·운영'이라고 밝히고 있다. 거제시 종합사회복지관 운영조례에서 시설관리공단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설관리공단은 애초 자격이 없는 셈이다.

이러한 명백한 근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만약 시설관리공단이 위탁자로 결정되고 조계종측에서 실제로 소송을 불사한다면 그 소식을 접하는 시민들이 시설관리공단을 어떻게 볼 것인지 우려스럽다.

거제시의 결정 또한 궁금해진다. 다른 지역에서 우수한 사례라며 벤치마킹하는 시설관리공단 산하 복지관을 운영하는 우수한 인력들을 두고 다른 곳에 위탁할 것인지, 소송을 불사하더라도 시설관리공단으로 밀고 갈 것인지.

고민없는 공무원과 고민없는 시의원들이 만든 합작품으로 인해 진퇴양난에 빠진 거제시가 어떤 촌극을 빚을지 우려스럽기만 하다.

새거제신문  saegeoje@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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