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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화/대한건설협회상근부회장 | ||
거제는 과거 조그마한 어촌을 중심으로 농사를 겸하는 반어반농(半漁半農)의 가난한 땅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나라 굴지의 조선소가 들어섰고 또 조선에 필요한 인력의 유입으로 현재 전체 인구의 75%가 삼성, 대우 두 조선소와 관련되어 살고 있다. 시골 마을이 산업유치에 따라 전형적인 산업배후도시로 발전한 것이다.
도시가 사전 중·장기적 발전전략에 따라 성장하기보다 조선업의 성장에 따라 조금씩 규모가 늘어나는 과정을 밟아 왔다. 다시 말해 삼성과 대우 두 조선소의 회사 발전전략에 따라 도시 규모가 결정되어 온 셈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거제시, 특히 고현·옥포 등 도시지역은 많은 도시적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간선도로의 교통체증은 차치하고라도, 서로 연결이 잘 되지 않는 가로망, 무질서하게 얽혀 있는 전선, 건물을 덮고 있는 어지러운 간판들, 해변에서 풍겨나는 악취 등이 우리를 짜증스럽게 하고 있다.
어느 지방이건 고유한 전통문화가 있으련만 우리는 아직까지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는 문화적 역사물이 없는 게 현실이다. 엄연한 거제 직장인이 비싼 집값 때문에 통영에 보금자리를 트는 세대수가 늘어나고 비싼 음식값 때문에 모임을 통영에서 가진대서야 되겠는가.
도시를 재정비한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 이외로 쉬울 수 있다. 많은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많다. 가로망을 정비하고, 간판을 정리하고, 전선을 지하화 하는 등 우리를 짜증스럽게 하는 상당수의 주변 정비사업은 큰 예산이 들어가지 않는다. 잘 계획하면 현재 거제시의 재정능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차제에 필자는 창의적 발상(High Concept) 의 중요성을 주장하려 한다. 거제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려면 무엇보다 발상의 전환 즉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창의적 발상이 중요하다.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판다는 말이 우스개가 아니다. 우리나라 전자회사들은 이미 극지방(極地方)에 수백만 대의 냉장고를 수출했다. 얼리는 냉장고이지만 극지방에서는 얼지 않게 하는 냉장고로 그 개념을 바꾸었던 것이다. 영양분이 파괴되지 않고 싱싱한 음식물을 그대로 보전할 수 있는 전자제품으로 판매한 것이다. 그야말로 발상의 전환, 창의적인 발상을 한 것이다.
번영하는 도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가나자와시나 아랍에미레이트(UAE)의 두바이, 어떤 이들에겐 ‘사막의 낙원’으로 불리는 라스베가스도 이 같은 발상의 전환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재 거제시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처지다.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조선의 수주는 급감(急減)해 당장 조선 의존도가 큰 거제경제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게다가 10여년 이내에 중국의 조선기술이 우리와 대등할 것으로 예상돼 마냥 조선업 호황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조선의 경쟁력을 계속 높여가는 한편으론 새로운 살길도 찾아야 한다. 요트, 스쿠버 등 해양스포츠가 가미된 첨단해양관광도시로의 탈바꿈이라든가, 부산과 통영과 진주를 배후로 둔 21세기형 교육?복지?휴양 복합도시라든가 새로운 비전을 그려야 한다. 언제까지 조선에만 매달려 살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더 늦기 전에 거제는 발상의 전환, 즉 창의적 발상으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하여 거제시민은 역량을 결집해야만 한다. 그리하여 각 분야별로 해당 시민단체, 경제인단체 등이 혼연일체가 되어 오늘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대안을 논의해야 한다. 전문가도 초빙해 미래세대를 위한 탐색을 거듭해야 한다. 선진국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시민역량결집을 위해서는 우리 거제인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짙은 애향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거제의 새로운 신화를 쓰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새거제신문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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