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행정에 민원을 내거나 문의를 할 경우 찾는 곳은 우선 면·동사무소(주민자치센터)가 가깝다. 면·동사무소에서 쉽게 해결되지 않을 때면 바로 시청으로 향하는 경우도 잦다. 남부면은 약간 다른 것 같다. 남부면은 주민 대다수가 어업에 종사하는 전통적인 어촌 풍경을 간직한 곳인 만큼, 어민들이 대다수다 보니 어민들의 민원도 어업과 관련된 사안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곳 주민들이 시청보다 면사무소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원 희(53·동부면 출신) 남부면장이 지난 1월 부임한 뒤 부터다.

수산직 사무관 최초로 면장 부임
어민들 대소사 원만한 중재 다짐

“수산직 공무원으로 30여년간 일해왔습니다. 경기 평택에서 공직을 시작했지요.”
원 면장은 그간의 일선 면·동장과는 다르다. 대개 옛 신현읍 시절 읍장이나 면장, 동장의 직급은 ‘행정직 사무관(5급)’이었다. 그는 이른바 ‘수산통’으로 알려질 정도로 수산직 전문공무원으로서 면장에 부임한 최초 케이스다. 그것도 어민들이 대다수인 남부면에 부임했으니 어민들의 기대도 클터다.

“아무래도 면민들 상당수가 어민들이다 보니 왠지 더 친숙합니다. 제가 수산직 공무원으로 잔뼈가 굵다보니 더 그런 셈이죠.”
그래서인지 남부면에선 ‘수산 계통에 밝은 분이 면장으로 부임해 더할 나위가 없다’는 호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 같으면 면사무소에서 해결 짓지 못하고 다시 시청으로 가서 민원을 내야 했던 것도 원 면장의 노련한 코치로 보다 원만하게 마무리 지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어업 관련 각종 인·허가 문제도 그렇죠. 제가 나름대로 수산 쪽으로 조금 더 알고 있으니 어민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5년여전 태풍 ‘매미’ 피해 당시 일부 어민들의 피해복구비 수령 문제로 시끌했던 당시에도 맘고생이 심했었다. 검찰 조사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참고인 조사가 있었기에 매일 통영 법원으로 출근해야 했다고. “결과적으로 피해복구비 수령 행태를 쇄신하게 된 계기가 됐다”면서 “그때는 통영 ‘법대’에 계속 등교하며 골머리를 앓았다”고 빗대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복구규모를 책정하던 방식도 바뀌었지요. 몇 마리를 최초에 길렀는지만 확인하는 ‘입식 보고’ 방식에서 양식 면적을 일일이 나눠 과학적으로 피해 마리수를 책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습니다.”
원 면장은 수산 관련 정책을 적용하는데도 발빠르게 나설 생각이란다. 남부면 홍포 등에 예정된 정부의 ‘바다 숲 조성사업’과 관련해서도 예산 11억여원을 확보한 상태라고 했다. ‘다대마을 갯벌체험장’도 인근 유스호스텔과 연계해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그는 특히 검찰 수사까지 받았던 장목면 황포어촌계 분쟁을 감안해 어민간 갈등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화합을 거듭 강조했다. ‘오래 일해야 할텐데 거제시 인사에 금세 다른 곳으로 갈 가능성은 없냐’는 물음에 그럴 일은 없다며 몇 년간 느긋하게 일할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면사무소 건물 왼편에 강당과 운동시설, 자치공간 등을 갖춘 ‘주민자치센터’를 최근 완공했지요. 1층에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작은도서관’을 만들고자 합니다. 면민들을 위해 더욱 발 벗고 나설 생각입니다. 면민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전의승기자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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