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특별기획-2004년을 되짚어 본다
3. 추락하는 관광

거제를 찾는 관광객이 줄고 있다. 거제시에 따르면 올들어 거제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 14일 현재 3백10만여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3백30만여명에 비해 20만여명 감소했다. 지난 95년 외도 개장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던 관광객 수는 2001년 한차례 감소한 후 증가해 오다 올해 다시 줄었다.

이는 예년에 없던 무더위가 계속됐는데도 올 여름 거제를 찾은 피서객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름 한철 장사를 노렸던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예년 같은 피서인파가 몰린 것은 8월초에 잠깐 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관내 해수욕장이 개장한 지난 7월10일부터 7월말까지 학동을 비롯한 주요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은 손꼽아 헤아릴 정도로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7월말 「바다로 세계로」축제가 구조라, 학동 일원에서 나흘간 펼쳐졌는데도, 예년 같은 피서인파는 전혀 몰리지 않았다.

거제를 찾은 피서 관광객이 줄어든 데는 최근 선호하는 피서형태가 가족단위로 찾아볼 수 있는 조용한 곳이나 기반시설이 잘 된 휴양지가 각광받는 추세인데 반해 거제는 해수욕장 위주의 다중집합지인데다, 숙박,음식 등 기반시설도 좋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동안 해수욕장 주변의 바가지 상혼, 국립공원 입장료 시비 등 누적된 관광불만 사례가 인터넷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거제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지난해보다는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시 홈페이지는 지난 여름 거제를 다녀간 피서객들이 「짜증의 추억」을 쏟아내는 성토의 장이 됐었다.

이에 거제시는 실태파악 및 자료 수집을 거쳐 자체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경기불황에다 유난스런 폭염에 따른 장거리 여행 기피」를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불황의 여파는 피서의 형태를 이른바 「짠물 피서」로 변화시켰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유가도 수도권지역 피서객들의 발길을 거제가 아닌 수도권 인근으로 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거제시가 분석한 피서객 감소 요인은 태풍 매미 피해 복구 지연, KTX 개통으로 대도시 휴양 증가, 해외여행 선호, 근절되지 않는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등이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9월 장, 단기 피서객(관광객) 유치 대책을 세워 시행에 들어갔다.

시는 우선 단기대책으로 해수욕장 주변 위생업소(4백여개소)에 대한 친절교육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유람선 대표와의 간담회 개최 및 관광지 편의시설 확충할 계획이다.
또 유원지 주변 정가판매업소를 확대지정하고 해수욕장 임시주차장 주차요금 게시판 부착으로 과다요금 징수를 근절할 방침이다.

하수처리시설 설치로 학동몽돌해수욕장의 수질을 개선하고 주요 해수욕장의 각종 편의시설도 정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장기대책으로 복합관광단지(장목관광단지) 지정을 적극 추진하고 전국단위 스포츠경기(산악자전거대회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또 해금강집단시설지구, 홍포전망대, 가배리조트, 거가대교 관광휴게소 등 기존 관광기반시설 확충 및 관광지 조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시는 1백6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도 관광행정 주요계획을 세웠다.
주목할 만한 사항으로는 외국어(영어, 일어) 통역안내원 배치(2개소, 2명) 및 일본관광객 유치를 위한 외도 홍보 등이 있다.
이는 거제시의 새로운 관광비전인 「관광휴양도시 거제, 웰빙도시 거제」에 편승한 시기적절한 방안으로 보인다.
연중 온난한 기후조건에, 다양한 관광자원, 거가대교 건설과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거제연장 등 접근성의 획기적 개선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대책으로 풀이된다.

현재 진행중인 관광개발사업의 조속한 마무리와 향후 계획중인 사업의 원활한 진행으로 「관광휴양도시 거제」의 미래가 장밋빛 환상이 아닌 청사진으로 거듭날지 두고 볼 일이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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