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삶의 소중한 바탕이 됩니다"

경남에선 유일하게 제13회 '독서문화상' 수상
'독서 서비스 확대'로 독서 인구 저변 넓혀와

독서의 계절을 맞은 탓인지 서점과 도서관을 찾는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굳이 가을이 아니라도 꾸준한 독서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터. 거제시민들이 애용하는 거제 도서관을 지난 16일 찾았다. 평일이지만 대출 창구를 찾는 시민들도 간간이 엿보인다. 3층 자료실에서 도서 정리에 분주한 배희영(41·신현읍 상동리)씨를 만났다. 그녀는 문화관광부가 지난달 주관한 「제13회 독서문화상」시상에서 16년간 공공도서관 사서(司書)로 일하며 독서 서비스 확대로 독서 인구 저변을 넓혀 온 공로를 인정받아 독서문화상을 받았다. 경남에선 유일하다.

『매월 800∼900권의 신간 도서를 들여오고 있어요. 그럼에도 부족한 것 같네요. 거제시민들이 그만큼 독서 욕구가 높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종종 부족한 도서를 수시로 구입하고 있어요.』
거제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서적은 7만여권. 거제시민 상당수가 애용하고 있고 신간이 봇물처럼 발간되는 현실에서 시민들의 독서 욕구를 100% 만족시키기는 힘들 터다. 공공도서관이란 특성상 구비할 책을 선정하고 분류하는 엄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신간이 되레 구간이 되는 때도 없지 않다고 털어 놓는다. 시민들이 찾는 신간이 도서관에 들여지지 않았을 경우엔 직접 사서 건네주고 싶을 때도 있다는 그녀에게서 책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거제시가 그녀를 독서문화상 수상후보자로 추천한 공적 소개를 보자. 「공공도서관에 대한 사명의식으로 성실히 임해 독서서비스 확대를 통한 독서인구의 저변확대에 기여했고, 자료 봉사, 독서프로그램 운영, 독서지도, 독서환경 조성 등에 기여했으며, 끊임 없는 자기계발과 연마를 통해 창의적 업무 능력을 발휘하고 친절한 대민봉사를 펼쳐, 도서관 이용자들로부터 많은 칭송을 받고 있다」라고 돼 있다.

구체적인 공적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체계적 장서관리와 신속한 수서작업은 기본이며 도서관 나들이가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도서관 이용가방을 만들어 나눈 것도 그녀의 아이디어다. 가정의 달, 문화의 달 등에 적절한 독서 이벤트와 행사를 기획했고 장애인과 소외계층을 위한 「우편택배 대출제도」를 착안했다는 사실에서 그녀의 배려를 읽을 수 있다.

독서와 관련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어린이들의 독서 습관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독서는 삶의 바탕이 되기 때문이죠. 특히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독서만 독려할 게 아니라, 독서 후 부모님들과의 대화를 통해 가치관을 제대로 쌓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녀는 중학교 시절 친언니로부터 선물 받은 세계문학전집을 읽으면서 책을 가까이 하게 됐다고 한다. 고전 문학에서 발견되는 고유한 가치들은 시대가 변해도 달라지는 게 아니라며 명작으로 평가되는 문학 작품들을 10대들이 외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가장 감명 깊었던 책은 무엇이냐는 상투적 질문에 『딱 한 권을 꼽을 순 없다. 저마다 좋은 가치를 지닌 책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문현답인 셈이다.
20일부터 이틀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일원 등에서 열리는 「한국전쟁문학세미나」행사 일환으로 「전쟁문학도서전」준비에 한창이라는 그녀. 전쟁을 소재로 하는 각종 도서 300여권을 꾸준히 모아 왔다며 웃음 지었다.

지난 90년 효성여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한 배희영씨는 91년 사천도서관에서 첫 근무를 시작, 통영도서관과 거제도서관에서 몇 년씩 번갈아 근무해왔다. 거제에서 더 오래 근무했으면 하는 게 시민들의 바람일 듯 하다.

전의승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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