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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금융권 잇따라 개점…증권사 등도 가세해 기존 은행들 긴장
부산·신한·외환은행 7월 전후 진출
사채업을 소재로 한 드라마 「쩐의 전쟁」이 최근 TV 브라운관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영남권의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로 평가받는 거제에서 현실판 「쩐의 전쟁」이 시작될 조짐이다. 전사(戰士)들은 제도권 금융의 맏형인 제1금융권 멤버들.
기존 5개 시중은행에 지난해 10월 하나은행이 도전장을 내민데 이어 지난 5일에는 기업은행(IBK)이 점포를 열고 거제 금융권에 첫발을 들여놨다. 게다가 다음달에는 몸집 불리기가 한창인 부산은행이 터를 잡을 예정인데다 조만간 신한은행과 외환은행까지 「거제행(行)」에 가세할 것으로 보여 이미 진출설이 나도는 외환은행과 함께 지역 금융업계 재편이 금융가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함께 통영에 본점을 둔 상호저축은행의 거제 진출(지난달 말)을 계기로 농·수·축협과 신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살아남기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최근엔 CJ투자증권 진출설까지 나도는 등 증권가까지 「금융대전」에 휩싸일 것으로 보여 경쟁 구도가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때문에 미처 시작도 안된 「쩐」의 전쟁은 예고편부터 한껏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금융시장 년간 3조원 거제는 금융 황금어장
기업은행 등이 후발주자로 「거제도행(行)」을 선택, 거제지역 금융시장 붙들기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소득수준과 인구증가율에 힘입어 미래 성장가치가 충분한데다 무엇보다 끊임없이 현금이 돌고 도는 매력적인 시장을 더 이상 두고볼 수 만은 없기 때문이다.
거제지역 금융시장은 여러모로 군침 도는 먹잇감(?)이다. 우선 주민 1인당 국민소득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미 지난 2003년에 2만달러를 훌쩍 넘겨버렸고 올 연말엔 3만달러를 내다보고 있다. 소득수준만 놓고 보면 울산을 제외하곤 거제를 앞서는 도시를 찾기 힘들 정도.
특히 현대중공업과 함께 세계 조선 「빅3」로 불리는 삼성·대우조선 양대기업에서 매달 직원 월급으로만 2,000억원 가량이 지급된다.
연간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거제에 풀리는 셈이다. 양대조선 협력사까지 합치면 연간 3조원 이상의 「쩐」이 뿌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현금유동성 측면에서 더할나위 없이 좋은 「월척」이란 얘기다. 때문에 요즘처럼 조선업이 호황인 시기에 단연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금융시장인 것.
더욱이 긍정적인 요인은 앞으로도 이같은 호황이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로 양대조선 모두 향후 3~4년치의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등이 최소 10년간 한국조선의 독주 및 세계조선 시장의 호황을 점치고 있는 것도 금융권으로선 외면할 수 없는 매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선업이 호황인 거제는 금융영업에 적격인 시장이다』며 『신현, 옥포 등 한정된 곳에 돈이 집중되는 시장 특성에다 영업력 투입대비 효과(수익)가 높기 때문에 제1금융권 진출이 줄을 잇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1금융권 각축 치열 “금융시장 각축 원년”
이같은 제1금융권의 거제진출 러시와 그에 따른 지역 금융시장의 각축전은 이미 예견된 상태였다. 기존 5개 시중은행의 조용한 영업전이 펼쳐지며 표면상 「태평성대」가 이어지던 거제 금융권에 파장이 몰아친 것은 지난해 10월. 하나은행의 등장으로 지역 금융권은 한차례 홍역을 앓았다.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 포함)과 국민은행으로 양분된 거제 금융권에 VIP고객영업을 위주로 한 하나은행 개점은 기존 은행들의 서비스 개선 등을 불러오는 신선한 자극제가 됐기 때문.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기업은행의 거제 진출은 치열한 지역 금융시장 각축전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후발주자인 기업은행이 중소기업대출 리딩뱅크로서의 역할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잠식에 나설 것이고 일정부분 출혈이 불가피 할 것이란 게 지역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중소기업 여·수신 비율이 높은 은행의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도 적지 않다.
여기에 부산은행과 신한·외환은행이 가세하고 입점설이 분분한 CJ투자증권까지 「다크호스」로 등장할 경우 본격적인 고객유치전쟁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부산은행은 다음달 중순께 점포를 개설, 거제지점을 서부경남권의 기업금융활동 교두보로 키워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벌써부터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관련,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 관계자는 『거제는 경남도내 20개 시·군 가운데 김해 양산 진해 등과 함께 최고의 영업시장으로 꼽힌다』며 『올해가 지역 금융시장 각축의 원년에 해당한다고 볼 때 내년은 전면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제 금융권 현황
-제1금융권 기준
영업중인 은행
경남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농협중앙회 거제시지부
하나은행
기업은행
진출 예정 은행
부산은행(7월 중 개점 예정)
신한은행(진출 예정)
외환은행(진출 예정)
기타 금융 기관
상호저축은행 5월 개점
CJ투자증권 개점 검토중
동양종금증권 개점 검토중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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