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결혼식 하객 차량 뒤범벅

수협측 도로 막혀도 ‘나 몰라라’

시·경찰 단속권 떠넘기기

고현수협 앞 일대 도로가 2차로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들로 제기능을 상실하고 있어 행정 및 경찰의 강력한 단속을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결혼시즌을 맞아 휴일이면 수협예식장을 찾은 하객들과 수협 마트 이용객 등 한꺼번에 차량이 몰리면서 주차난이 가중돼 멀쩡한 도로에 주차를 하는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때문에 정상적인 차량 소통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이들 차량을 피하느라 중앙선을 넘는 운전자들도 적잖아 사고의 위험성도 다분하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이 일대에 몰려드는 차량에 비해 부족한 주차공간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일단 주차하고 보자」는 일부 운전자들의 그릇된 의식이 불러온 결과라는 게 상당수 시민들의 시각.

그러나 시와 경찰이 서로 단속권을 떠넘기며 「강 건너 불 보듯」 손을 놓고 있어 상황이 나아지기는 커녕 더 악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시에 따르면 고현수협 앞 일대 도로는 이 도로 양쪽에 공영유료주차장이 조성돼 있어 주정차 금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다. 때문에 2차로에 버젓이 주정차된 차량을 보고서도 단속할 권한이 없고 시민들 인식 자체가 변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는 것. 한마디로 이러한 얌체 주차 차량들은 경찰이 나서서 단속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공영유료주차장에 대각주차된 차량들은 주차방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도 『행정에서는 도로교통법 32, 34조 등 일부만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2차로 등 도로에 주차된 차량은 단속권한 밖』이라고 못박았다.

반면 경찰 측 주장은 이와 다르다. 경찰에 따르면 2차로 등 규정된 주차공간 이외에 주정차된 차량들도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라 주차방법 위반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행정에서 단속해도 무방하다는 것.

경찰 관계자는 『현재 주정차 위반 단속은 시에서 경찰의 권한을 위임받아 하고 있다』며 『경찰의 직접적인 단속도 가능하지만 행정에 위임된 만큼 시가 하는 게 맞다』고 시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일대 도로에 차량이 몰려 혼잡을 빚을 경우 교통정리 등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와 경찰이 문제의 심각성은 인식하면서도 서로의 명분만을 내새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탓에 이 일대 도로의 「주차장화」는 해결될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자존심(?) 싸움에 애꿎은 시민들만 분통이 터지고 있는 셈이다.

이와관련 김모(44·신현읍)씨는 『평소에도 고현수협 쪽 도로는 대각주차 차량들로 정상적인 차량 소통에 지장을 주고 있는데 2차로에 주차된 차량들까지 가세해 이곳을 지날 때마다 울화가 치민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면서 『거제시와 경찰 어느 곳에서도 단속을 하지 않아 지금은 아예 대놓고 도로에 주차를 하는 실정』이라며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수협 측은 『유료주차장을 일부 임대해 사용하고 있으나 결혼시즌을 맞아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며 『주차요원을 통한 차량유도 및 정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열  skj6336@korne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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